경희대, 출입기자 총장 간담회 개최
김진상 경희대학교 총장이 대학 무전공 제도에 대해 "이원화 캠퍼스를 둔 대학의 경우, 무전공 선발 학생이 입학 후 전공 선택 시 캠퍼스 간 이동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총장은 9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서울캠퍼스 평화의전당에서 개최한 출입기자간담회에서 "무전공 선발 취지를 살리려면 서울캠퍼스로 입학한 학생도 국제캠퍼스에 개설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이원화 캠퍼스 대학은 학생이 입학한 캠퍼스 내에서만 전공을 선택할 수 있어 한계가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무전공 선발 제도란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해 1학년 때 다양한 기초 학문을 공부하며 진로를 결정한 뒤, 2학년에 올라갈 때 원하는 학과를 선택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장기적으로 수도권 사립대와 거점 국립대학이 전체 모집 인원의 25%가 무전공 선발을 통해 입학하는 것을 목표로 대학혁신지원사업 평가 지표로 연계해 무전공 제도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경희대는 2025학년도 입시에서 무전공 선발로 서울캠퍼스(인문사회 중심) 165명, 국제캠퍼스(실용공학 중심) 241명 등 총 406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전체 정원의 10% 정도다.
하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서 인구집중 유발시설로 분류돼 정원을 늘릴 수 없고, 하나의 대학 내 분리된 캠퍼스 간 정원 이동도 불가능하다. 경희대는 두 캠퍼스 모두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수도권 지역에 포함돼 정원 변경이 어려운 상황이다.
김 총장은 "경희대는 서울캠퍼스와 국제캠퍼스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하루 평균 7~8회가량의 캠퍼스 간 이동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고, 시간도 1시간 내외로 오래 걸리지 않는다"라며 "이에 따라 현재 학생들은 두 캠퍼스를 오가며 인문과 공학 수업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무전공으로 입학한 학생이 2학년 전공 선택 시 다른 캠퍼스에 설치된 학과로 지원할 수 없어 입학 후 자신에게 맞는 학문을 탐색하는 과정을 거친 학생들의 선택권이 제한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무전공 입학 학생의 전공 선택 시 캠퍼스 간 이동이 가능할 경우 입시결과(입결)가 높은 쪽으로 쏠릴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경희대의 경우 양 캠퍼스가 인문·공학 등 계열로 분리돼 있고 입결 또한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김총장의 설명이다.
대학 이원화 캠퍼스의 경우, 분리 체제로 사실 상 '다른 대학'인 본·분교 체제와 달리 하나의 법인 내 캠퍼스만 나눠 운영되는 대학이다. 통상 이원화 캠퍼스는 캠퍼스별로 특성화나 계열을 나눠 학과를 배치해 운영한다. 경희대처럼 이원화 캠퍼스를 운영하는 대학은 단국대, 성균관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등이 있다.
김진상 총장은 "경희대는 무전공 제도 취지를 살려 학생들이 1학년 때 다양한 수업에 참여하고, 적성에 맞는 학과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학내 테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노력하고 있다"라며 "경희대에 입학한 이상 캠퍼스의 지리적 위치와 관계없이 학생들이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이런 내용을 교육부에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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