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로 온 '도전자' 박진… '힘있는 여당 후보' 표방할 듯
'디펜딩 챔피언' 김영호, 이번엔 3선 도전… '모세혈관' 유세
홍제3동, 홍은1동, 홍은2동, 남가좌1동, 남가좌2동, 북가좌1동, 북가좌2동 등 총 7개 동으로 구성된 서울 서대문을은 동쪽으로는 종로, 서쪽으로는 마포, 북쪽과 남쪽으로는 은평과 서대문갑 지역에 맞닿아 있다. 또 옆 동네 서대문갑에 비해 주거지가 많은 편이고, 대체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에 민심이 쏠려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서대문을은 새천년민주당-한나라당-더불어민주당 등 보수, 진보 후보가 번갈아가며 당선되기도 했다. 그만큼 후보 경쟁력도 중요하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번 4·10 총선에서 대결을 펼칠 이들은 4선의 박진 국민의힘 의원과 해당 지역구에서 재선을 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공교롭게도 현역의원 간 맞대결이기도 하다.
◆험지로 온 '도전자' 박진…'힘있는 여당 후보' 표방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역임한 박진 의원은 본래 서울 종로에서 3선을 지냈다. 그리고 21대 총선에는 서울 강남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번에는 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험지'인 서대문을에 우선추천(전략공천)을 받아 도전하게 됐다.
서대문을은 민주당세가 강한 편이다. 그러나 정두언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개인기로 내리 3선을 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에 당에선 후보가 경쟁력이 있으면 당색을 가리지 않고 당선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종로에서 3선을 하고 강남을을 민주당으로부터 탈환하는 등의 이력이 있어, 서울에서 경쟁력이 있는 후보로 평가받은 셈이다.
지난 5일 열린 박 의원의 서대문을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서대문갑 후보로 나설 이용호 의원,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박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서대문을 지역의 교통, 개발, 상권 등 해묵은 숙원을 해결하는 힘 있는 해결사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서대문을은 내부순환로 등으로 인해 일부 개발이 더딘 지역이 있다. 이 때문에 박 의원 측은 '힘 있는 여당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지역 주민의 숙원 사업을 해결할 수 있음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서울시장-구청장이 모두 같은 당 소속인 현재, 국회의원 역시 같은 당이어야 한다는 것이 선거 기조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 의원은 유진상가 지역 랜드마크 개발, 서부경전철의 신속한 추진 등 지역 개발 공약을 다수 제시했다. 다만 박 의원 측은 이 지역 현역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이 '만만하지 않은 상대'인 만큼, 최선을 다해 선거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김영호, 이번엔 3선 도전…'모세혈관' 유세
재선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서대문에서 여러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후농(後農) 김상현 전 의원의 삼남이다. 김상현 전 의원이 오랜 기간 동안 서대문구에 터를 잡고 있었다보니, 고령층은 그에 대한 추억과 애정이 쌓여 있다고 한다.
김영호 의원은 4번의 도전 끝에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그만큼 지역에서 상당 기간 터를 닦아왔다. 오랜 시간 지역민들과 얼굴을 맞댄 덕인지, 20대 총선에서는 9%p, 21대 총선에서는 23%p 가량의 차이로 뱃지 획득에 성공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딸 학교폭력을 밝혀내 주목을 받기도 했다. 21대 마지막 국감에서 야당이 뚜렷한 '한 방'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김 의원의 폭로는 김 전 비서관의 사직을 이끌어내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인 한 김 의원은 최근 '서울 5대 공약'을 제시했다. 경전철 건설, 철도 지하화 등의 공약을 살펴보면 서대문을 지역의 현안과도 연관이 깊은 공약들이었다. 또 민주당이 낸 '근로소득자 체육시설 세제혜택'공약 발표 당시에는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서대문을 지역 내 헬스장을 찾기도 했다.
최근 김 의원은 자전거로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 이른바 '모세혈관' 유세다. 남은 기간 바닥 민심을 더 단단하게 다지려는 취지로 보인다. 김 의원 측은 "네거티브 없이 정책으로 박 의원과 좋은 승부를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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