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와 일본 증시의 온도차가 벌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종목들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업종들이 하락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친 반면, 일본에서는 반도체 부문의 강세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2일까지 닛케이225지수(닛케이 평균주가)는 올해 들어 12일까지 6.3% 상승하며 주요 20개국(G20) 중 아르헨티나(11.1%), 튀르키예(6.9%) 다음으로 3위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마이너스(-)4.9%를 기록하면서 상승률 꼴찌로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는 약 11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힘이 빠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잠깐 2600대를 넘어 2700까지 도달하는 듯 보였지만, 다시 2400대로 추락하는 모양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6일 코스피가 약 28포인트 하락하는 가운데, 이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기여도는 12포인트로 증시 하락폭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며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를 동반 약 330억원, 220억원씩 순매도 중이고, 오늘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가 결국 외국인 수급 여건을 악화시킨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2% 하락한 2497.59에 마감했으며, 17일 역시 2.37% 폭락한 2438.43에 장을 끝냈다.
반대로 닛케이225지수는 1990년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 평균치를 돌파하고 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세부 움직임을 조금 더 들여다 보면 일본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들이 공신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한·일 증시의 차이점을 꼽았다. 김 연구원은 "일본 반도체 제조 체인 전반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니케이225지수 내에 반도체 제조 관련 기업들의 기여도 합계는 377.54포인트로 지난 5일 대비 11일까지 지수 상승의 20% 이상을 담당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15일 닛케이225는 장중 버블경제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3만6000을 넘겼으며, 이후 이틀 만인 17일에도 장중 3만6000대를 넘어서면서 강세를 입증했다. 다만 종가 기준으로는 16일부터 17일까지 0.79%, 0.40%씩 소폭 하락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지수 상승률은 6.57%에 달한다.
앞으로도 일본 증시는 나스닥 강세에 동행하는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상승 기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1월부터 나스닥이 강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엔화 강세 우려로 일본 증시는 지지부진했는데,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주가 연초 신고가를 보이자 일본 내에서도 반도체주가 시세를 분출 중"이라며 "나스닥 강세에 연동되는 테크·반도체에 더해, 실적 개선을 주도하는 업종들이 향후 일본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16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은 0.19%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엔비디아와 AMD 등을 포함한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하락 폭을 제한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3.06%, AMD는 8.3%, 마이크론은 2.7%씩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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