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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먹거리 물가 다시 꿈틀…서민 먹거리 온데간데

서울 시내의 한 식당 가격표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에도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소주와 맥주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먹거리 물가가 또 한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9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의 출고가를 6.95% 인상한다. 360ml 병과 1.8L 미만 페트류가 인상 대상이다. '켈리'와 '테라' 출고가도 평균 6.8% 인상한다. 판매율이 높은 모든 500ml 캔은 가격을 동결했고, 발포주 '필라이트'의 355ml 캔과 1.6L 제품은 인상률을 최소화했다.

 

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경쟁사들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업계 1위 기업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앞서 오비맥주는 10월 11일부터 '카스'와 '한맥' 등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다만 가정용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카스 500ml캔 제품은 현행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주류 업계는 상반기 가격인상을 유보했지만 원료와 제조비 상승으로 더 이상 가격 인상을 미룰 수 없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에탄올) 값은 매년 오르고 있다.

 

국내 10개 주정 제조사의 주정 판매를 하고 있는 대한주정판매는 올 4월 주정 가격을 평균 9.8% 인상했다. 당시 주류업계는 주정값 인상에 출고가 인상을 검토했으나 정부의 인상 자제 요청에 가격 인상을 보류했었다.

 

소주와 맥주 출고가가 오르면서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주류 가격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소주 출고가가 70~80원 인상되면 식당에서는 인건비, 식자재 가격 인상분 등을 더해 병당 1000원씩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서울시내 주요 상권 식당의 주류가격을 보면 소주가 5000~6000원, 맥주가 6000~7000원 선이다. 1000원씩 가격이 오르면 가격 인상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원 A (36)씨는 "엔데믹이어도 외식물가가 너무 오른 탓에 집에서 요리해 먹는 날이 많다"며 "연말이라 모임도 많은데 술값이며 밥값 등 전부 오르니 약속을 잡아야 할 지 갈등된다"고 말했다.

 

손님이 없어 한산한 서울 시내 한 음식점 내부/뉴시스

주류 업계에 이어 햄버거 업계도 연쇄 가격 인상이 이뤄질 분위기다. 맘스터치는 최근 닭통가슴살 패티를 사용하는 버거 품목 4종의 가격을 300원씩 올렸다. 맥도날드도 2일부터 버거 4종, 맥모닝 메뉴 1종, 사이드 및 디저트 7종, 음료 1종 등 13개 메뉴를 평균 3.7% 인상할 계획이다.

 

롯데리아와 버거킹 등은 아직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에선 조만간 가격을 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서울우유협동조합을 시작으로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유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이어졌다.

 

주요 유업체는 지난달 1일부터 인상된 가격으로 우유를 판매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나100%우유(1L)'의 대형마트와 편의점 기준 가격을 각각 3%와 4.9% 인상했다. 매일유업은 국산 원유가 들어가는 제품에 한정해 우유 4~6%, 가공유 5~6%, 발효유·치즈 6~9% 범위에서 인상했다. 남양유업도 대표 제품 '맛있는우유GT(900ml)'의 출고가를 약 4.6%, 기타 유제품은 평균 7% 인상한 상태다.

 

커피·베이커리 프랜차이즈들도 우윳값이 오른 데 따른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미 빙그레의 경우 국내산 원유 농축액 사용비율 56%인 대표 아이스크림 '투게더'의 가격을 작년(소매점 판매가·인상률 9.1%)에 이어 지난 10월에도 8.3% 인상했다. 남양유업이 운영하는 카페 프랜차이즈 백미당은 9월 26일부터 34개 메뉴의 판매가를 200~500원 선제적으로 인상해 판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발맞추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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