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당초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서 예비인가 생략하는 '패스트트랙' 고려
국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법에서 정해진 요건 따라 심사하겠다' 언급
예비인가 심사 항목에 '내부통제' 항목 있어 '패스트트랙' 어려울 듯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심사 시 불법계좌 무단 개설 등 금융 사고를 고려하겠다고 언급하면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연내에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위원장은 지난 1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중은행 전환신청 시 사업계획 타당성이나 대주주적격성, 건전성 등을 보게 돼 있다"며 "이번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심사 과정에서 이런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심사에서 불법계좌 무단 개설 등 금융 사고를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대구은행에 대한 금융위의 '패스트트랙(빠른 의사 결정)' 심사가 불발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내부통제가 인가 시 평가 항목에 포함되는 만큼, 대구은행이 지난 8월 불법계좌 무단 개설 사태를 겪으며 예비인가를 건너 뛸 명분을 잃었다는 것.
금융위는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사례가 없는 만큼,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심사 과정에서 예비인가 심사를 생략하고 바로 본인가를 진행하는 '패스트트랙' 심사를 고려했다. 예비인가 심사 과정에는 통상 1~2개월의 기간이 소요되고 은행측에서도 자본금, 지배구조, 내부통제를 비롯한 다양한 평가 항목을 준비해야 해 실제 소요되는 기간은 더 길다.
대구은행에 대한 금감원 긴급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도 '패스트트랙' 심사를 어렵게 한다. 금감원은 불법계좌 무단 개설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8월부터 긴급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 긴급검사는 통상 2주 내에 종료되지만, 금감원은 전수 조사를 이유로 조사를 2개월째 연장하고 있다.
오는 17일 진행될 금감원 국정감사도 대구은행이 넘어야 할 산이다. 국회 정무위는 오는 17일 금감원 국감에 앞서 내부통제 부실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대구은행, 경남은행에서 증인을 채택했다.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이 지방 은행으로는 이례적으로 국감장에 서는 만큼, 강도 높은 질의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구은행은 지난 9월까지 인가를 신청하는 것을 당초 목표로 했지만, 전략 수립과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인가신청을 아직까지 진행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현재로선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추진 당시 목표로 했던 연내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정무위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지방은행 신뢰 회복을 위한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건전한 영업을 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해서 졸속으로 전환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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