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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에 거는 기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SNS 캡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는 김 지사의 핵심공약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월 25일 경기 의정부시 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을 갖고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을 발표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겠다"며 "행정적으로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만들고, 경제적으로는 북부 재개발을 추진해 그동안 묶여 있던 경기북부 성장잠재력을 깨우고 대한민국의 신(新)성장을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안은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으며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대표 공약이기도 하다. 김 지사는 이날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통해 2024∼2040년까지 17년 간 총 213조 5천억 원 규모의 기반조성 투자와 민자유치 계획을 추진할 경우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을 연평균 0.31%p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관련해 지난 3월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 7월 1일 출범'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경기도를 경기북도와 경기남도로 분도(分道)하는 방안이 꾸준히 논의 검토돼 왔으나 경기도가 갖는 역사·경제·사회적인 특수성을 고려할 때 경기도를 남북으로 나누는 것이 국가 정책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등을 두고 매번 갑론을박을 되풀이하다가 흐지부지 끝나버리곤 했었다. 당초 '분도'에 대한 시도는 1987년 제13대 대통령선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처음 경기도 분도론이 떠올랐고 이후 여러 선거의 단골 공약으로 등장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김동연 지사가 경기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전문기관의 자료 등을 검토 분석하여 심도 있게 작성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안'은 기존의 분도론이나 일반적인 공약 수준을 뛰어넘는다. 주민투표와 특별법 제정 등 법적 절차가 순조롭게 실시되어 이번 김동연 지사의 원안대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설치되면 그 효과는 경기북부지역 발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성장에 획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1960년대까지 미국이 한미상호방위조약(한미동맹)에 따라 한국에 제공한 군사원조는 매년 3억 달러에 이르렀다. 당시 대한민국은 국방비의 87%에 해당하는 이 군사원조금 가운데 거의 대부분을 국방비에 쓰는 대신 경제개발에 전용했다. 덕분에 전쟁으로 폐허가 된 최빈국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 경제강국, 군사강국, 나아가 문화선진국으로 성장했으며, 자유와 인권, 평화와 번영의 표본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경기북부지역은 그동안 어느 지역 못지않은 성장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을 비롯한 군 주둔지인데다 작전지역이어서 이 군사원조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주민들은 각종 규제에 묶여 통제된 삶을 살아야 했고 지역은 낙후되었다. 김동연 지사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은 이런 측면에서 반갑고 그 내용 또한 대단히 내실 있고 탄탄하다. 이 정도의 정책이라면 국회와 중앙정부가 함께 나서서 힘을 보태야 마땅하다.

 

지난달 25일 오전 경기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아이들이 꿈꾸는 경기도 편지문을 전달 받고 있다.

◇ 김동연 지사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주민투표 공식 요청

 

김동연 경기지사는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과 함께 26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고기동 행안부 차관을 잇달아 만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 배경을 설명하고 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대한 경기도민의 염원을 전달하는 한편 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제정을 위한 법적 절차인 주민투표 실시를 공식 요청했다.

 

김 지사는 이날 한 총리 면담에 앞서 고기동 행안부 차관을 만나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서 10개 시군을 떼어내는 일이다. 기득권을 그만큼 포기하고 넘겨주는 일인데 경기도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라며 "경기도의회에서도 여야 막론하고 지역주의를 뛰어넘어 '국익'이라는 대의를 위해 하나로 뜻을 모았다. 일단 첫 단추가 주민투표니까 잘 검토해 빠르고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안은 경기북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성장잠재력이나 국가 발전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일이다. 단순히 경기북부지역 발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경제성장에 엄청난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민투표 요청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첫 행정 절차다. 경기도는 행안부 검토 이후 주민투표 실시까지 3~4개월 이상 소요된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경기도는 국회 행안위에 계류 중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3건이 21대 국회 임기 만료 전 통과될 수 있도록 주민투표가 늦어도 내년 1월까지는 이뤄져야 한다며 향후 국회와 중앙부처, 도의회 및 시군 등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도정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는 그동안 학계 및 관계전문가 등을 초치해 주민들을 상대로 지난 6월17일 경의권(고양, 김포, 파주) 숙의토론회를 시작으로 경춘권(가평·구리·남양주), 경부권(과천·군포·성남·수원·안성·안양·오산·용인·의왕), 서해안권(광명·부천·시흥·안산·평택·화성), 동부권(광주·양평·여주·이천·하남), 경원권(동두천·양주·연천·의정부·포천)까지 경기도 6개 권역을 순회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숙의공론조사 및 권역별 숙의토론회'를 순차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염종현 경기도의장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주민투표'를 공식 요청했다.

◇ 대한민국 경제성장 목표 달성 '3대 전략' 제안

 

김동연 지사는 '대한민국 경제성장률 연평균 0.31%p 증가' 목표 달성을 위해 ①3-Zone, ② 9대 벨트, ③ 경기북부 시군 인프라 확충 등 3대 전략도 제안했다. '3-Zone'은 혁신 촉발을 위한 산업을 높은 밀도로 고도화하는 클러스터 조성전략이다. 콘텐츠미디어 존(CMZ)은 경기 서북부를 콘텐츠·방송미디어 산업으로 특화하면서 전시·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을 고도화한다. 이를 위해 고양 JDS(장항, 대화, 송산·송포동)지구 및 영상문화단지, 고양 테크노밸리, 파주 출판단지와 연계하며,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도 추진한다.

 

평화 경제 존(DMZ)은 평화경제특구·기회발전특구를 구체화하면서 통일 대비 평화 거점으로 조성한다. 군수용 드론 산업생태계 구축, DMZ와 주상절리 등 자연환경과 생태자원을 연계한 체류형 관광지를 만든다. 에코 의료 존(EMZ)은 기후·환경보전과 함께 IT·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푸드테크 산업을 육성한다. 연천, 고양, 파주, 남양주, 의정부로 이어지는 바이오클러스터와 구리·가평 푸드테크 집적지가 대표적이다.

 

3-Zone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지역에 맞도록 9대 전략산업 벨트로 세분화하는 '9대 벨트'는 파주 디스플레이단지, 의정부 바이오 첨단의료단지, 가평 탄소중립 관광 시범지구, 고양·김포 가상현실·증강현실 및 메타버스 콘텐츠 플랫폼, 포천 드론특구, 김포 스마트 친환경도시 등 주요 사업들이 포함됐다.

 

인프라도 대거 확충한다. 도로분야에서는 격자형 도로망 구축, 핵심 도로망 집중지원,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조기 준공을 추진한다. 서울~연천·동서 10축 고속도로와 포천~철원 고속도로 조기 착공, 양평~설악 고속도로 반영 등 국가 고속도로망 구축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수도권 제1.5순환고속도로(경기북부 광역고속화도로) 건설과 광덕터널, 동막~개야 도로 등 강원권을 연결하는 교류 협력도로 건설에 따라 사통팔달의 도로망을 만든다.

 

철도분야에서는 순환철도망 구축 및 GTX A·B·C 연장 및 D·E·F 신설을 계속 추진하고 통일시대를 대비해 북한까지 연결할 수 있도록 KTX, SRT 같은 국가 고속철도를 파주, 연천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2040년까지 17년간 인프라 43조 5천억 원, 기업투자유치 170조 원 등 모두 213조 5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북부특별자치도가 설치되고 2040년까지 투자가 예정대로 추진되면 대한민국 연평균 성장률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없을 때보다 0.31%p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기연구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 예측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없이는 2023년 GDP 1997조 8천억 원에서 2040년 2633조 5천2백억 원으로 연평균 1.64% 성장한다. 그러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설치돼 성장엔진으로 작동한다면, 2040년 2772조 9천4백억 원으로 연평균 1.95% 성장해 성장률은 더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통해 연평균 98조 1천6백억 원이 추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한민국 평균 GDP의 4.16%에 해당한다. 또 연관사업 파급효과 등을 통해 비수도권의 동반성장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규제'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정부의 관련부처들은 우리 경제에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안 추진에 걸림으로 작용하는 '규제'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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