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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中企업계 "50인 미만 준비 덜 됐다…중대재해처벌법 2년 더 유예"

중기중앙회, 김기문 회장등 국회 법사위원장 찾아 의견 전달

 

中企단체협 소속 8곳 부회장 '연장 촉구 기자간담' 열어 호소

 

"어떤 가이드라인 따라야할지 몰라…유예기간 반드시 필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왼쪽)이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중소기업계 의견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중소기업계가 내년 1월27일부터인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시기를 최소 2년 유예해 달라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31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김기문 회장, 배조웅 수석부회장, 이명로 인력정책본부장이 이날 오전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실을 방문해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최소 2년 이상 유예기간 연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김기문 회장은 이 자리에서 "불과 5개월 후면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지만, 80%가 여전히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며 "많은 중소기업들이 고물가·고금리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사법리스크를 추가로 감내하느니 아예 문 닫는 게 낫다는 한탄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하다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없어야한다는 원칙과 안전한 산업현장 구축에는 중소기업계도 같은 마음"이라며 "그럼에도 68만개에 달하는 50인 미만 중소기업 현장에 안전보건 관리체계가 안착되기 위해선 물리적으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기중앙회를 포함한 중소기업단체협의회 소속 8개 단체 부회장들도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별도로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유예기간 연장 촉구 기자간담'을 갖고 중대재해처벌법 유예기간 연장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엔 정윤모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 김승기 대한전문건설협회 상임부회장, 성창진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경영부회장, 허영회 소상공인연합회 상근부회장, 박노섭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오세헌 한국여성벤처협회 상근부회장, 강석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김태흥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상근부회장이 함께 했다.

 

이들 단체는 입장문에서 "일하다 죽거나 다치는 근로자가 없어야 한다는 원칙에는 중소기업인들도 같은 마음이다. 특히나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현실에서 근로자 한명 한명이 모두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면서 "법 적용 유예기간을 부여해 사후 처벌이 아닌 실질적 산재 예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중소기업단체협의회 소속 8개 단체 부회장들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유예기간 연장 촉구 기자간담'을 열고 법 적용을 2년 유예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중기중앙회

중소기업 현장에선 50인 이상 기업에 대해 이미 시행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여전히 혼선을 빚고 있어 애로가 많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LPG산업협회 김상범 회장은 "LPG충전소는 액화석유가스법 등에 의해 관리감독을 받고 있는데, 중대재해처벌법까지 적용하는 것은 중복규제로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아직도 현장에 있는 소기업들은 어떤 가이드라인을 따라야할 지 모르겠다. 모든 법들이 중견기업 이상을 기준으로 만든 것 같다. 안착될 때까지 유예기간이 필요하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디테일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줘야한다"고 전했다.

 

중기중앙회가 50인 미만 중소기업 892곳을 대상으로 실시해 전날 발표한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실태 및 사례 조사결과에 따르면 50인 미만 중소기업의 80%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준비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반면 '상당 부분 준비가 됐다'는 응답은 18.8%였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곳은 1.2%에 그쳤다.

 

충남 청양에서 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동복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앞서 공장을 자동화하는 등 적지 않은 투자를 했다. 하루 8시간 근무도 7시간으로 줄이고 생산량도 축소할 수 밖에 없었다. 매출까지 포기한 것이다. 이렇게해서라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면 다행이다. 관련 교육을 받느라 나는 매번 불려다닌다. 사업에 전념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안전사고는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중기중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아직 준비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35.4%의 응답기업이 '전문인력 부족'을 꼽았다. '예산 부족'과 '의무 이해가 어렵다'는 응답도 각각 27.4%, 22.8%로 높았다.

 

이에 따라 50인 미만 중소기업의 85.9%는 중대재해처벌법 유예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김 회장은 "실질적인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개별 기업에게 모든 책임을 부과할 것이 아니라 정부도 함께 역할을 해야한다"며 "현장에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 적용을 강행한다면 중대재해 예방이라는 입법 목적은 달성하지 못하고, 범법자들만 양산하게 될 것이다.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처벌만 내세우기보다 준비기간을 부여하고 산재예방 정부 지원예산을 확대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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