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글로벌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계는 LFP 배터리 개발·상용화를 서두르는 한편 다양한 배터리 라인업을 준비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30일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의 시장 점유율은 36.8%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35.4% 대비 1.4%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뒤이어 중국 배터리 업체인 BYD가 15.7%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CATL의 상반기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112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6.2% 늘었으며, BYD 는 102.4% 급증한 47.7GWh로 집계됐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두 회사가 상대적으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거두는 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CATL, BYD, 고션하이테크(Gotion High Tech) 등이 시장에 내놓는 LFP배터리의 성능이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기술을 바짝 추격하고 있으며, 완성차 업체들도 가성비 전기차를 내놓기 위해 저렴한 LFP 배터리를 수급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에서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 28.7%)을 CATL이 27.2%의 점유율로 바짝 추격하는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점유율 1.2%p 하락한 반면, CATL은 6.7%p 상승했다. 그 뒤를 잇는 배터리 업체는 파나소닉 15.8%, SK온 11.1%, 삼성SDI 8.7% 등이다.
LFP 배터리는 겨울철 등 저온에서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과 짧은 주행거리가 단점으로 꼽혀왔지만 단점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CATL은 10분 충전에 400㎞까지 달릴 수 있는 LFP 배터리 '선싱(神行·Shenxing)'을 공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CATL은 '선싱'을 15분간 완전 충전하면 최대 주행거리가 700㎞에 달하며 영하 10도 추위에도 30분 만에 80% 가량 충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LFP 배터리는 코발트와 니켈 등이 들어가지 않아 양산이 쉽고 안전성이 높아 '전기차 안전'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도 관심을 끈다.
아직은 LFP 배터리에 비해 NCM 배터리가 프리미엄 전기차에 채택되고 있지만 완성차 업체들 간의 가격 경쟁으로 LFP 배터리에 대한 니즈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LFP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삼성SDI는 LFP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울산 공장에 LFP 배터리 생산설비를 구축 협의 중이며, 보급형과 저가형으로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삼원계에서부터 보유한 당사의 공법과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에너지밀도, 품질 안전성 등 장점을 살려 LFP 배터리에서도 차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난징 공장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라인 일부를 LFP 라인으로 전환하기고 전기차용 LFP 배터리 제품을 2025년까지 양산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SK온도 중저가 배터리 라인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국내 업체들은 기존의 NCM 배터리에서 코발트를 뺀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비롯해 미드니켈 배터리 개발 연구에 들어갔다. 상용화 시점은 2025년 이후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도 에너지 밀도를 높인 하이니켈 양극재와 광물 소재 수급 위험을 줄이기 위한 나트륨 이온전지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이 LFP 배터리 개발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빠른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LFP를 비롯해 여러 배터리 라인으로 상품 다각화를 시도해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