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현역 물갈이' 여론이 또다시 등장했다. 유권자들이 현재 지역구 국회의원 교체를 바라는 것이다. 이는 현재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4년마다 치르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매번 단골 메뉴처럼 등장한 '현역 물갈이' 여론에 여야 정치권은 고심이 크다. 공천 과정에서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과 마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5일 정치권 상황을 종합하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주요 정당은 내년 총선 공천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당내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꾸려, 공석인 사고당협 조직위원장 인선에 나섰다. 이번 인선을 통해 국민의힘은 총선 대비 차원에서 새로운 인물 영입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새로운 인물 영입과 함께 기존 조직도 정비할 방침이다. 10월부터 예정된 당무감사에서는 실적이 좋지 않은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현역 지역구 의원들이 물갈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최근 민주당 혁신위원회는 공천 시 현역 의원 하위 평가자에 대한 감점 강화, 당 지도부 선출시 대의원 투표 배제 등이 담긴 3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이른바 '올드보이'로 불리는 현역 다선 지역구 의원에게 불출마도 요청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지난 10일 혁신안 발표 당시 "수 차례 의원직을 역임하시고 의회 직과 당직을 두루 맡으시면서 정치 발전에 헌신하신 분들 중에서 이제는 후진을 위해 용퇴를 결단하실 분들은 당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나서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여야가 현역 의원 교체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은 여론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내년 총선 10개월가량 앞두고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2명 중 1명은 지역구 의원 교체를 바라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역 의원을 지지하는 응답은 유권자 4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여론조사 업체 한국갤럽이 서울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6월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에게 '내년 총선에서 거주 중인 지역구의 현 국회의원이 다시 당선되길 원하는가'고 물어본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응답자의 52.6%는 '다른 사람이 당선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현역 의원 당선을 지지하는 응답은 28.6%였다.
다만 여야 정치권 모두 '현역 물갈이'로 인한 내부 반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내홍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국민의힘 핵심 지지기반인 TK(대구·경북) 물갈이론에 대해 윤재옥 원내대표는 "선거 때마다 이런 얘기가 나와 TK 정치권이 피폐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구 달서구을 3선 의원인 윤 원내대표는 지난 7월 1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TK 물갈이론에 대한 질문에 "(현역 의원) 교체율만 높이는 게 좋은 물갈이인가. 좋은 사람으로 교체해야 좋은 물갈이인데 (무조건적인 교체는) TK 정치인에게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역시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광주·전남·전북)에서 출마를 준비하는 OB들이 현역 물갈이론에 반발했다. 양향자 무소속 의원 지역구인 광주 서구을에 출마를 시사한 천정배 전 의원은 지난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동안 중앙 정치권은 유독 광주지역 다선 정치인들에 대해서 물갈이를 되풀이해서 큰 정치인을 배출하지 못하게 한 것은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전남 해남·진도·완도에 출마를 예고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지난 14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말과 함께 "당에서 공천 여부의 결정은 공천심사위원회가 하지 혁신위원회가 하는 게 아니다"라며 용퇴 요구에 반발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