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까지만 해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3년 연속 1위는 '노키아'였다. 지금은 노키아라는 이름 자체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가고 한국에선 노키아 폰을 쓰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스마트폰 시장에 명함도 못 내미는 노키아는 과거엔 혁신의 아이콘이었고 기술의 최전선에서 뛰던 회사였다. 안테나 없는 핸드폰을 처음으로 내놓고 3G 핸드폰을 처음으로 출시한 기업도 바로 노키아였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선택은 냉정했다.
노키아는 당시 '대세'였던 플립 폼팩터를 무시하고 캔디바(막대기폰) 폼팩터를 고집했다. 높은 시장점유율에 대한 자만심은 노키아의 '혁신'을 막았다. 그렇게 노키아는 몰락했다.
지금은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있지만 '2파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대별 선호도는 더욱 확연하다. ‘1020세대’는 애플의 아이폰, ‘4050세대’ 이상은 삼성 갤럭시폰 사용 비중이 지배적이다. 30대는 양사 이용률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세대별 양상이 뚜렷한 이유는 다른 나라보다 '혁신'과 '흐름'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의 특징에서 기인한다.
1020이 아이폰을 선호하는 이유를 두고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의 폐쇄성에서 오는 '또래문화'를 성공 기반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애플은 기기 간 공유기능인 에어드롭과 카메라 기능을 선도하며 혁신을 보여줬다. 앞서 흐름을 알고 이끌었다는 '이미지'는 지금도 애플의 원동력이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한국 갤럽도 최근 "30대에서는 애플·삼성 각축, 40대 이상에서는 삼성이 지배적"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주변 30대 이상의 갤럭시 사용자들은 삼성페이와 통화녹음, 윈도우 기반 기기에서 연결되는 업무 연속성 등이 갤럭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언급했다. 소비자 편리성을 끌어올린 혁신은 삼성의 무기가 됐다.
결국 1020들은 강력한 또래집단을 기반해 스마트폰을 선택했다면, 3040세대 이후에는 업무 편의성에 따라 스마트폰을 골랐다고도 볼 수 있다.
신제품은 매년 나오지만 눈에 띌만한 '혁신'은 없다는 게 최근의 분위기다. 삼성이나 애플이나 모두 말로는 '혁신'을 앞세우지만 큰 변화 없이 서로의 생태계를 구축해나가며 경쟁업체의 '락인효과'를 두려워하고 자사의 락인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새롭고 편리한 혁신 제품이 나온다면 정상 자리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곳이 스마트폰 시장이다.
'영원한 1등은 없다'는 것은 노키아가 충분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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