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유통업계가 자유분방하고 과감한 Y2K 패션을 잇는 다음 유행으로 '올드머니룩(Oldmoney Look)'을 지목하고 구색 마련에 나섰다.
올드머니룩이란 대대로 부와 명예를 축적한 상류층들을 흉내 낸 패션 문법이다. 앞서 보복소비 당시부터 최근 Y2K 패션에까지 유행한 명품 로고를 강조한 로고 플레이나 실험적인 디자인 등을 지양하고, 단정하고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을 따른다. 고급스러움과 부유함을 은은하게 드러내는 데에 중점을 둔다. 올드머니룩의 대표주자는 영국의 고(故) 다이애나비와 미국 팝스타 라이오넬 리치의 딸이자 인플루언서 소피아 리치가 꼽힌다.
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올드머니룩 트렌드를 겨냥한 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연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최근 올드머니룩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관련 상품 방송을 대대적으로 준비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Oldmoney'가 포함된 해시태그의 게시물이 약 90만 개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관심이 커지는 중"이라며 "올드머니룩은 딱 봤을 때 브랜드는 알 수 없지만 소재, 핏, 사소한 디테일까지도 고급스러운 아이템 혹은 하이엔드 명품 군이 주를 이뤄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 '은밀한 부(Stealth Wealth)' 트렌드와도 맥락을 함께한다"고 밝혔다.
9일 '엣지쇼'에서는 하이엔드 명품을 모바일 라이브 최초로 공개해 고객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병행 판매로 진행되는 대표 상품으로는 에르메스 토트백 및 팔찌, 샤넬백 등 올드머니룩에 포인트를 줄 헤리티지 명품템이 다채롭게 준비됐다. 17일에는 머스트잇 특집 방송을 통해 버버리 퀄팅재킷, 몽클레어 롱다운패딩 등을 판매한다.
정통 명품을 활용하는 대신 깔끔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을 살린 상품도 마련했다. 16일 오전 11시에는 쇼플리에서 '지스튜디오'의 트렌치 원피스, 아이코닉 롱베스트 등 상품을 선보인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서는 7월 '새틴 스커트', '스카프' 등 한여름에는 판매량이 높지 않은 패션 아이템들의 검색량이 대거 늘었다. 새틴 스커트는 125%, 스카프는 45% 늘었는데, 두 아이템은 올드머니룩의 대표템으로 분류된다.
지그재그 또한 6월부터 올드머니룩 관련 검색량이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달 16일부터 31일까지 키워드 검색량이 전년 대비 6배 늘었다. 트위드재킷, 반팔 니트, 화이트 팬츠 등의 매출도 따르게 상승했다.
남성 패션에서도 올드머니룩 유행이 나타난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6월에서 7월 '남성 반바지' 키워드 검색량은 지난해 대비 40% 증가했고, '데님 버뮤다팬츠'의 검색량은 120% 늘었다.
장식이 적고 데님, 면 등을 활용한 반바지는 신발과 양말의 매치에 따라 포멀하면서도 클래식한 룩을 연출할 수도, 자유분방하고 여유로운 올드머니룩을 연출할 수도 있어 각광받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커다란 로고를 모두 없앤 명품 디자이너 브랜드의 남성 슬리퍼를 대거 선보였다. 질샌더, 마르니, 와이프로젝트 등 100만원을 넘지만 신었을 때 로고가 보이지 않는 상품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장식성 강한 Y2K 패션 유행이 2, 3년차에 이르면서 점차 80년대 '다이애나 비'의 패션을 연상케 하는 올드머니룩으로 유행이 이동하고 있다"며 "흰색, 검정색 등 기본색에 화려한 컬러나 복잡한 프린트는 스카프 등으로 포인트 아이템으로 연출하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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