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CNBC 인터뷰
원달러 환율 1340원대 상승…달러화 강세요인 영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파산과 관련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달러환율이 1340원대까지 오르는 것에 대해서는 "원화자체의 약세요인이 아니라 미국 달러화의 강세 때문"이라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한·미 통화스왑 필요성을 일축했다.
이 총재는 3일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에 앞서 CNBC와 인터뷰를 갖고 미국의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국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폐쇄하고 자산을 동결한 후 JP모건에 인수하기로 했다. 실리콘밸리은행에 이어 퍼스트리퍼블릭은행도 빠르게 인수되며 금융시장 불안을 일부 해소했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은행 위기 가능성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미국과 한국의 시장구조가 다르다"며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을 보면 장기채권에서 손실이 발생했는데, 우리나라는 만기구조가 훨씬 짧고 대출도 변동금리가 많다"고 했다.
이 총재는 한국의 시장구조도 단점이 존재하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변동금리는) 리스크를 금융기관이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금융기관은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차주입장에서는 역풍이 거세질 수 있다"며 "연체율이나 상환금 증가 등 부동산 부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을 주의깊게 지켜보고있고, 아직까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총재는 지난 2월부터 두 차례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누적된 기준금리의 효과를 지표로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통화정책 변동(인하)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그는 "약 1년반 동안 금리를 300bp(1bp=0.01%포인트) 올렸고, 인상의 누적된 영향을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데이터에 따라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근원물가는 여전히 목표보다 높고, 소비자물가지수도 하락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목표치(2%대)보다 높기 상태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며 "피벗(pivot·금리 인하를 이야기 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원·달러 환율이 1340원대로 오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원화 약세요인보다 미국 달러화 강세요인이 크다며 "하루하루의 통화변동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총재는 "4월은 통상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많은 달"이라며 "4월 이후에는 원화 절하가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는 4일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원화가 절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 긴축사이클이 거의 끝나가는 것 같다"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전만큼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환율압박은 작년보다 완화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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