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이 10일 "총선을 치르려면 물갈이 공천을 해야 되는데, 이를 하려면 본인이 불출마 선언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기현 당 대표 등 당 지도부에 "지도부 본인이 불출마 선언을 해야 된다"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홍 시장의 '총선 불출마' 제안에 "여러 의견 중 하나"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냈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가운데 "소위 지금 물갈이 공천, 이러는데 지도부에 입성한 사람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게 무엇인가. 물갈이 공천 막겠다고 해서 압도적으로 당선되고 그렇게 한 거 아니냐"며 당 지도부의 총선 불출마 선언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근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을 겨냥한 듯 홍 시장은 "대구·경북 의원도 물갈이 공천 50%, 70% (가능성에) 불안해 하니까 '내가 막아주겠다' 하고 자기가 표를 얻어가지고 지도부에 입성한 사람들은 그 약속대로 지켜야 되는데, 그게 지금 좋게 보일 리가 있겠느냐"고도 지적했다.
이어 "내가 2011년도 당 대표할 때 내가 디도스 파동으로 나하고 아무런 관련 없는데도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당시 불출마한다고 하고 문제되는 사람들 전부 끌고 나가려고 했다. 그런 결심이 외부에 알려지는 바람에 온갖 중진들이 다 들고 일어나서 더 이상 당 대표 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생각해 당시 사퇴했다"며 자신의 사례에 대해 언급한 뒤 재차 현 지도부를 비판했다.
다만 김 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의 '당 지도부 총선 불출마 선언' 주장에 대해 "잘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홍 시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 관련 질의응답 도중 전화를 끊기도 했다. 사회자가 한 장관의 총선 출마 전망을 묻자 홍 시장은 "특정인에 대해서 나오라, 나오지 마라, 그것도 난센스다. 총선은 총력전"이라며 "지게 작대기라도 끌어내야 할 판인데 누구 나오라, 나오지 마라고 할 수가 있나. 모두 다 할 수 있으면 총력전으로 덤벼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사회자의 '한 장관의 장관직 유지가 낫다는 말도 있다'는 질문에 홍 시장은 "그거는 내가 할 말도 아니다. 질문 자체가 그렇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낸 뒤 "누구를 특정인으로 할 필요가 뭐 있냐. 원 오브 뎀으로 다 하면 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사회자가 '한 장관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어 하지 않으시는 것 같고'라는 말에도 "말을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사회자가 웃으며 홍 시장 유행어인 '방자합니까'라고 하자 홍 시장은 "전화 끊자. 이상하게 말을 돌려가지고 아침부터 그렇게 하네"라며 전화를 끊었다.
홍 시장은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가 마치 한 장관을 시기 하는 듯한 무례한 질문을 하기에 도중에 인터뷰를 중단했다. 인터뷰어가 인터뷰 하면서 상대방 말을 일방적으로 해석하고 단정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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