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실적악화 배경 꼽았다...오랜 규제 완화로 수익성 확대해야
건전성 이상없음...한동안 관련 논의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
저축은행의 작년 실적이 대부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업계는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9곳 저축은행의 잠정 당기순이익은 1조5957억원 규모다. 전년 동기 대비 3689억원(18.8%) 줄어들 전망이다. 연체율 또한 3.4%로 지난 2021년 말(2.5%) 대비 0.9%포인트(p)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리테일(소매금융) 감소 등이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당기순이익이 감소하자 규제 완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예금자보호 금액 확대와 영업구역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예금보호금액 확대가 저축은행 이용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예금보험공사는 금융사가 파산하더라도 '보호금융상품'에 한해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원까지 보호하고 있다. 보호 금액이 늘어나면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를 1~2%p 더 지급하는 저축은행으로 돈이 몰릴 것이란 관측이다.
예금자보호금액 확대 요구는 금융권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올해로 23년째 5000만원으로 묶여 있는 만큼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 아울러 저축은행권 또한 금융당국의 건전성 가이드라인에 맞춰 운영을 이어 나가고 있는 만큼 영업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지방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영업구역 규제 완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 저축은행은 의무대출 규제에 묶여 있어 수도권은 50%, 지방은 40% 이상을 지역 안에서 소화해야 한다. 해당 비율을 채우지 못하면 총 대출량을 늘릴 수 없다는 의미다. 지방을 중심으로 인구소멸, 일자리 감소가 가속화 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해 사업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저축은행의 영업구역은 ▲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전·충청·세종 ▲대구·경북·강원 ▲광주·전라·제주 등 6곳으로 나눠져 있다. 상위 10곳 저축은행은 서울, 인천, 경기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금융업계에선 금융당국이 저축은행권의 요구를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영업구역 규제 완화의 경우 '서민 금융기관'이란 저축은행의 취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당국 또한 저축은행업권의 건전성 신호 등을 점검하며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수익성 악화에도 건전성에는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잠정 당기순이익 또한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위해 1000억원 수준의 추가 충당금적립을 반영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79곳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실제적립률은 법정 기준치인 100%보다 13.4%p 높은 113.4%다. 아울러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또한 14.5%로 전년 동기(12.6%) 대비 1.9%p 올랐다.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수 년 간 건전성에 방점을 둔 운영을 해왔다"며 "건전성 지표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금융환경 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일부 규제를 완화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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