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26일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김기현·안철수 당 대표 후보의 양강 구도가 깨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연이어 나오면서다. 당 대표 경선이 '1강(김기현) 3중(안철수·천하람·황교안)'으로 재편돼 보수 정당 사상 처음 도입한 결선 투표 실시 여부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26일 정치권 상황을 종합하면, 김 후보 측은 책임당원 100% 투표로 진행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친윤(親윤석열)계 지지에 바탕한 조직표 동원으로 과반 득표를 노리는 셈이다. 책임당원 투표율이 중요한 만큼 적극적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다.
김 후보는 과반 득표 차원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난 25일 경기 성남 수정 당원협의회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어 결선투표로 가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선 그었다.
당 안팎으로부터 '울산 KTX 역세권 부동산 시세차익' 의혹 관련 비판이 쏟아지자 김 후보는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 (시세차익 의혹이 사실이면) 그 즉시 정계를 떠나겠다. (사실이 아니면) 수사 결과를 토대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정치적·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세차익 의혹을 문제 삼아 사퇴하라고 촉구하는 황교안 후보 등에게 "전당대회에 나온 후보들이 민주당 2중대 같아 보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에서 시세차익 의혹 진상조사단을 꾸려 공세에 나서자 김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불법 비리를 감추기 위해 엉뚱하게도 나를 끌어들여 물귀신 작전을 쓰려는 모양"이라고 비판한 만큼 '색깔론'으로 경쟁자 비판과 함께 자신이 당 대표 적임자라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셈이다.
김 후보가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선 가운데 안 후보는 '당 혁신', '총선 승리' 등 비전으로 자신이 당 대표 적임자라고 강조한다. 색깔론 공세에 맞서면서 차기 당 지도부 목표 과제인 총선 승리를 위한 비전 제시로 책임당원 표심까지 사로잡기 위해서다. 이는 '결선 투표 없는 과반 득표'를 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26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나는 왜 전당대회에 출마했나'는 메시지를 통해 "제가 출마한 이유는 단 하나, 총선 승리로 정권 교체를 완성하기 위해서"라며 "총선에서 이기려면 윤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민심이라고 생각하는 대표 뽑으면 안 된다. 민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윤심이라고 믿는 대표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하람 후보는 당 대표 경선 양강 구도가 깨지자 '개혁보수' 정체성을 부각하며 비윤(非윤석열)계 표심 결집에 나선 모습이다. 이에 천 후보는 26일 "지금까지 우리 당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포함, 당으로부터 많은 혜택·권한을 받은 사람이 안전한 후방에 있고, 혜택받지 못한 인재들에게 나가서 싸우라고 했다. 그래서는 안 된다"며 내년 총선에서 고위 당직을 맡은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수도권·호남 등 험지에 출마시킬 것이라고 공약했다.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가 연루된 '울산 KTX 역세권 부동산 시세차익' 의혹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김 후보와 지지층이 겹치는 만큼, 자신이 당 대표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공세에 열 올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황 후보는 26일 SNS에 김 후보가 제기한 의혹 관련 반박을 비판한 뒤 "당과 대통령과 나를 위해 용기 있게 사퇴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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