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해외 입국자 시설 격리를 8일부터 폐지하기로 하면서 유통가가 본격적인 방한 관광객 맞이로 분주해졌다. 중국인 관광객이 아직은 대규모로 오지 못 하는 실정이지만 정부의 중국인에 대한 방역 규제가 느슨해지면 2019년까지 방한 중국인을 상대로 올린 수입을 훌쩍 넘는 수입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여기에 K-문화 열풍으로 중국 외 관광객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관광객을 맞이하는 유통가 전반에 활력이 느껴진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종료한 후 업계 전반이 관광객 맞이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종료 후 유통가 전반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 데에는 2019년까지 중국이 최대 고객 국가였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인 방한 관광객 수는 2019년 한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34.4%에 달하는 602만 3021명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28% 늘어난 수준이었다. 여기에 3년간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억눌릴 만큼 억눌린 중국인들이 여행을 통한 보복소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관광여행이 완전히 정상화된다면 중국인 관광객에 의한 수입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계산이다.
중국인 관광객을 가장 기다리는 면세업계는 인천공항 입찰을 두고 신경전이 한창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오는 2월 22일까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매장 9개) 탑승동 및 제2여객터미널(T2 매장 6개) 면세사업권 운영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접수를 받는다. 국내 최대 규모 사업권이다.
최대 매출처인 중국인의 중국내 출입국이 자유로워지면서 입찰 경쟁이 한껏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업계에서 중국인은 귀한 손님이다. 지난 2019년 면세업계에서 중국인 따이공(한국 면세품을 공급하는 보따리상)이 내는 매출 비중이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K-문화 유행이 전세계적 수준이 된 만큼 거는 기대는 더 크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입국자에 대한 당국의 방역 규제 외에도 항공기 증편 등 다양한 요소를 생각하면 중국이 규제를 풀었다고 해서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K-뷰티, K-패션에 대한 관심도가 매년 커지는 상황인 만큼 주로 화장품 등을 쓸어가는 따이공들의 손도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령도시화'했던 명동에도 뷰티, 패션 브랜드들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패션, 스포츠 업계에서는 1~2분기 내로 명동 공실률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서두르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명동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36.9%, 중대형 상가공실률은 43%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포인트, 4.2%포인트 줄었다. 큰 수준으로 공실률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임대료 등은 이미 중국인 관광객의 귀환 소식에 10~20% 이상 출렁이고 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도 "명동은 외국 수요가 상권을 뒷받침해주는 곳"이라며 "중국인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입국하기 시작하면 상가 임대 상황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중국인 관광객 맞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 명동 내에 추가 점포를 2곳 열 예정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현재 20년째 최고 땅값을 기록 중인 서울 중구 충무로1가 부지에 명동월드점 점포를 유지하고 있다.
이랜드 주얼리 브랜드 로이드와 패션브랜드 스파오 또한 지난달 명동상권에 복귀했다. 로이드 명동점은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비싼 부지였는데, 여전히 올해도 최고 수준의 공시지가를 기록 중이다.
스포츠 브랜드 FILA는 올해 초 명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기 위한 임대 계약을 마쳤다. 나이키, 뉴발란스, H&M 등 주요 스포츠 패션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가 모인 메인 골목에 매장을 열 예정이다. UFC 스포츠도 비슷한 시기 명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계획 중이다. UFC 스포츠는 신한코리아가 지난해 초 미국 UFC와 내놓은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은 수로도 절대다수지만 대량으로 상품을 쓸어가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이들은 어느 업계에서나 '큰손'"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위드코로나 효과는 우리 정부의 방역규제 해제 후에도 좀 더 시간이 흘러야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2월 이후 베이징, 상해, 선전 등 주요 대도시들에서 제로코로나 방역이 완화됐음에도 일반적인 국가들의 리오프닝 초기와 마찬가지로 확진자수가 단기에 폭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중국인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있고, 양성 판정 직원 증가로 인해 조업량을 줄이는 공장도 늘어나고 있는 등 초기의 기대와는 달리 실제 소비와 산업 경기의 반등 탄력이 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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