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예단포항를 알리고 이제야 좀 주민들과 관광객이 찾아주셔서 활성화 되는가 했더니 하루 아침에 폐허가 돼서 참 막막합니다."
지난 29일 밤 10시 40분경 인천 중구 운북동 예단포항 회타운에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한 다음 날 수족관에 죽은 고기를 꺼내는 한 업주가 긴 한숨을 지었다.
예단포항 회타운의 한 업주에 따르면 "밤 10시가 넘어 대부분 가게가 문을 닫은 시간이었는데, 늦게까지 손님이 있는 한 곳에서 문을 열고 있었고 식사를 하고 있던 손님이 타는 냄새가 난다고 해서 밖을 나가보니 빨갛게 불이 올라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시 강하게 부는 바람에 인근 회타운으로 삽시간에 불이 옮겨져 불을 끌 새도 없었다고 한다.
이 화재로 예단포항 회타운 15개 상가가 불에 탔고, 나머지 상가도 천정을 타고 온 연기로 가득찼다. 주민들은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추측하고 있지만 인천영종소방서에서는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화재피해가 없었던 상가에도 전기가 차단되어 수족관으로 산소공급을 못해 물고기들은 전부 폐사했다. 예단포항 상인들에게는 연말 대목을 앞두고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지난 2020년 3월에도 같은 곳에서 불이나 8개 상점이 전소된 화재가 발생한 예단포 상인들은 2년도 안되서 다시 사고가 발생해 망연자실한 상태다.
인천중구의회 의원들은 지난 1일 화재 현장을 찾아 주민들을 위로하고 복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협의 시간을 가졌다.
어촌계 상인들의 대표로 협의에 참석한 송건하 운북어촌계장은 "2020년에 발생한 화재를 수습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해 상인들이 모두 절망하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중구의회에서 많이 힘써주시길 당부드린다"라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예단포항 일부 상인들은 "샌드위치 판넬이 화재에 취약해 두 번이나 같은 화재가 발생했다"며 "일부 자부담을 하더라도 삼목선착장의 운서어촌계처럼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건축해 이런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난 중구의회 의원들은 "거리두기 해제 후 처음 맞는 연말 대목을 앞두고 화재가 발생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시 영업을 재개하기 위한 신속한 재해복구이므로 피해 보상을 위해 관련 기관들과 유기적으로 움직여 보상이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천시에서는 예단포항 화재에 대해 재해구호기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재해구호계획 수립 지침에 따르면 시·도지사는 화재 등 사회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자연 재난에 준한 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해구호기금은 점포당 200만 원 가량이다.
예단포항 회타운의 한 업주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예단포 둘레길과 예단포항 회타운이 이제 좀 알려져서 단골들이 생겨 활성화 되는가 했더니 또 화재 사고가 발생해 앞이 캄캄하다"며 "또 다시 이런 화재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청에서 제대로 된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주민들의 의견 수렴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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