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 약 144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길거리를 걷다보면 산책에 나선 강아지와 주인이 보이고 고갤 들어 가정집 창문을 보면 밖을 빼꼼히 구경 중인 고양이를 볼 수 있는 시대다.
반려동물이 건강하고 오래 살길 바라는 이들이 늘면서 최근 동물병원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러나 짧은 시간 내 급격히 늘어난 반려동물 인구에 반려동물 관련 사업과 시스템에는 아직 부족한 데가 많다.
이 부족함을 채우는 데에 동물분야 IT 전문기업 인투씨엔에스와 허성호(49) 인투씨엔에스 대표가 있다.
허 대표가 인투씨엔에스를 창업한 것은 2007년의 일이다. 처음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인을 통해 만난 수의사가 동물병원에 제대로 된 전자의무기록(EMR)이 없다는 사실을 안 것이 시작이었다. 처음 세웠던 공동창업자와의 회사를 의견 차이로 나오게 된 후에도 그에겐 많은 수의사들이 연락해왔다. 좀 더 나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는 부탁이 이어졌다.
인투씨엔에스가 만든 시스템 중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수의사들의 바람으로 만들어졌다. 동물병원 통합의료관리 시스템 '인투벳지이(IntoVetGE)'는 동물병원에서 필요한 거의 모든 기능이 망라 된 프로그램이다. 현재 전국 반려동물 진료 병원 3500곳 중 2000곳이 인투벳지이를 사용 중이다. 국내 동물병원 통합의료관리시스템 시장 1위를 기록 중이다.
'인투벳지이'는 관리 소프트웨어와 연동에 크게 신경을 썼다. 동물병원이 1명 내지 2명의 수의사가 운영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들의 노고를 덜 수 있도록 임상장비의 작동이 끝나면 결과값을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전자차트로 옮길 수 있게 했다. 인투벳지이를 대표로 현재 인투씨엔에스의 매출은 연평균 50억원, 약품유통 계열사 매출까지 포함하면 200억원 수준이다.
허 대표가 각별히 여기고 사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따로 있다. 2011년 8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가 부탁한 '야생동물 통합의료관리 시스템'이다.
야생동물을 위한 시스템인 만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지 않아 수익성이 좋을 수 없지만 정성은 가득 들었다. 동물을 사랑하는 이들과 부대끼는 동안 허 대표는 센터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센터에서 야생동물들을 찡그리지 않고 돌봐주고 피로감 대신 기쁨과 뿌듯함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이들을 만나며 그는 기꺼이 프로그램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현재 국립생태원, 종복원기술원,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동물원, 아쿠아리움 등 다양한 동물보호기관에서 인투씨엔에스의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등록된 개체는 다음 구조 때도 병력을 확인하기 쉬워졌고 희귀질병이라도 치료 방식과 진단법을 다른 전문가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인투씨엔에스는 동물병원과 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축적한 1000만 건 이상의 데이터 등을 토대로 반려동물 질병 예측 인공지능(AI)을 개발 중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6월에는 반려견 모발로 건강상태를 분석하는 회사인 헤어벳을 인수해 인투바이오로 거듭났다. 데이터는 여기에도 투입된다.
인투씨엔에스가 현재 개발 중인 프로그램들이 시중에 나오면 1448만 명의 반려동물 인구들에게는 한줄기 빛이 내린다. 반려동물과 사는 이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그것은 결국 사람보다 훨씬 짧은 수명과 인간으로선 예측하기도 알아차리기도 힘든 질병들인 탓이다. 특히 품종견·묘를 데리고 있는 이들에겐 더욱 그렇다.
KB금융지주가 발간한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견은 연 3회, 반려묘는 연 1회 동물병원을 방문한다. 그러나 노년기에 이른 반려동물들은 짧은 주기로 동물병원을 방문한다. 노령견·묘 양육가구의 51.1% 이상은 활동성 저하를 겪고, 일부 품종견·묘는 유전질환이 발병하기도 한다.
이는 뚜렷한 경향성이 있어서 포메라니안은 슬개골 탈골이, 불독은 호흡기 질환이, 스코티쉬 폴드는 연골 질환이 있다. 그러나 보호자들은 온라인 동호회에 의지해 같은 질환을 겪은 동물들의 치료법을 입소문 듣듯 찾는 게 전부다. 인투씨엔에스의 시스템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허성호 대표는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에서 반려동물 진료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반려동물 산업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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