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지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무역수지가 계속해서 적자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 전환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서다. 자칫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동시에 적자인 '쌍둥이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수출 축소에…무역·경상수지 모두 '흐림'
6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BOK 이슈노트 '향후 수출 여건 점검 및 경상수지 평가'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수출은 상반기까지 양호했던 증가세가 크게 축소되고 있다. 여기에 수입은 에너지를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향후 무역·경상수지 흐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먼저 수출은 주요국 모두 부진한 모습이다. 미·중·유럽연합(EU)의 경기위축에 따라서다. 향후 우리 수출 부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출 부진 장기화에 경상수지 전망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8월 경상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4억9000만달러 감소하면서 30억5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8000만달러)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적자폭도 2020년 4월(-40억2000만달러)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재화수요 급증(운송·무통관), 서비스수요 감소(여행) 등 소비 패턴변화는 그간 경상수지 흑자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일상회복 과정(재화→서비스)에서 이러한 요인이 점차 축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무역수지는 이미 계속해서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10월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67억달러 적자를 내면서 7개월째 적자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1997년 이후 25년 만에 가장 긴 적자 기간이다.
무역적자 지속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향후 경상수지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윤용준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차장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경상수지는 수출 둔화세가 확대되고 팬데믹 호조요인(운송, 여행)이 약화되는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 당분간 변동성이 큰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韓경제, 발목 잡나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동시에 적자인 '쌍둥이적자'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재정수지는 정부가 거둬들인 재정의 수입(세입)과 지출(세출)의 차이다. 수입이 지출보다 많으면 재정흑자, 반대로 지출이 수입보다 많으면 재정적자를 의미한다. 재정적자일 경우 정부는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게 된다.
이미 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올해 관리재정수지는 110조8000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정부 지출이 늘어나면서다. 이에 따라 재정수지는 2019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한은은 현 경상수지 적자는 일시적인 현상이고, 9월부터는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오는 8일 한은은 '2022년 9월 국제수지(잠정)'를 발표한다.
다만 금융시장에서는 수출 부진과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쉽게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예상하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가 길어지면 우리가 벌어들이는 돈보다 외국에 나가는 돈이 많아져 원화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경우 외환보유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경제성장률을 전망하는 국제기구들도 경제 전망을 일제히 낮춰 잡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0%로 하향 조정하고, 한은도 내년 경제성장률을 2.4%에서 2.1%로 수정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 통화가치가 약세임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 악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무역수지 악화 때문"이라며 "무역수지 악화와 경상수지 불안정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경기 회복에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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