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2년 째 연봉을 인상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도 인력 충원 속도는 늦추지 않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등 경기침체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의 이같은 행보는 이례적이라면서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만큼 긍정적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게임업계는 메타버스, AI, 버추얼 휴먼, 소셜플랫폼 등 신기술을 활용한 미래 산업 선점을 위한 투자가 이유라는 설명이다.
◆네이버 채용 규모 30% 이상 줄여
지난 10년간 상장사 암직원 1인당 인건비는 43%이상 증가했다. 이는 매출액 증가율의 3.5%에 달하는 수치다. 국내 재계는 현재 고금리, 고물가 등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생산성은 감소하고 있지만 임금만 상승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2011~2021년 상장사 인건비 및 실적 추이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상장사 직원 1인당 평균 연간 총급여는 2011년 5593만 원에서 2021년으로 8016만 원으로 10년간 43.3% 증가했다.
인건비 비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서비스업, 제조업, 출판업 등 산업계 전반이 이에 해당됐다.
이같은 상황은 채용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해 1100명의 신규 인력 채용 규모를 500여명으로 30% 이상 정도 줄였다. 또 카카오, 라인플러스, 쿠팡, 배달의 민족 등의 기업들도 신규채용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경제인연합회는 신규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6.3%감소한 12만 1801명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30대 그룹의 신규채용은 전년 대비 10% 감소했기 때문에 2년 연속 약 16.3%감소한 것.
전경련은 내외 경제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년연장이 본격 적용되는 내년부터는 '고용절벽'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230개 기업을 설문조사해 발표한 결과도 앞서 상황을 뒷받침한다.
조사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8곳은 불황으로 인건비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대기업(62.5%)보다 중소기업이(81%)의 부담이 더 컸다.
◆게임업계, 인재채용 활발...미래 산업위한 투자 개념
이처럼 산업계 전반에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게임업계는 다른 행보를 걷고 있어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게임업계는 오히려 신규채용에 속력을 내고 있다.
메타버스, AI, NFT 등 신기술들을 사업에 접목시키면서 성과가 가시화 되자 더욱 채용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우선 엔씨 소프트는 오늘(12일)까지 신입사원 공개 채용 지원서를 받고 있다. 모집 분야는 엔진개발, 게임기획, 사업, 모바일 앱개발 등 게임 장르 본업과 AI, 스피치, 가상현실, 버추얼휴먼 등 신기술 분야까지 17개 군에 달하는 채용을 진행중이다.
엔씨는 신입 사원 개발직군의 연봉은 5500만원, 비개발 직군은 4700만원 부터 시작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면서 게임사 취준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가장 높다는 후문이다. 엔씨는 전문성에 따라 더 높은 초봉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전략도 내비쳤다.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넥슨도 인력채용에 나섰다. 특히 넥슨은 세 자릿수 규모의 신규 인력채용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취준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넥슨은 신입 채용 뿐만 아니라 인턴십 프로그램인 넥토리얼,게임테크, 신규개발본부, 라이브본부 등 신기술 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부문별 집중 채용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해 인재 영입에 힘쓰고 있다.
정창렬 넥슨 인사실장은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넥슨 브랜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잠재력 있는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해 나가기 위한 투자와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며 "이번 넥토리얼 인턴십 채용에 넥슨의 새로운 혁신과 성장을 함께 하실 인재 분들의 많은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컴투스도 컴투스 홀딩스, 컴투스, 컴투스플랫폼, 컴투버스 등 4개 그룹사가 모두 신규채용에 나섰다. 블록체인, 메타버스, AI, 콘텐츠, 플랫폼 사업 확장에 속력을 내고 있는 현시점에 인재 확보가 가장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웹젠도 넥슨의 넥토리얼과 같은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스마일게이트 스토브(한영운 대표, 이하 '스토브')는 총 46개 직무에 걸쳐 대규모 경력직 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모집 직무는 ▲백엔드·프론트엔드 개발, ▲시스템 엔지니어, ▲보안시스템 운영, ▲인사운영·채용, ▲마케팅, ▲서비스기획 등, 개발직군과 비개발직군을 포함해 모두 46개다.
게임업계가 채용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적극 나서는 이유는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라는 설명이다. 게임이라는 특수군은 일반 제조, 서비스 업계와 사뭇 달라 신사업에 무게를 싣어 줄수 있는 건 인력 뿐이라는 것.
게임사 관계자는 "지난해 부터 강조해온 메타버스, AI 등 신기술 개발의 성과가 가시화 되면서 인력 확보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인건비 상승으로 부담이안되는건 아니지만 미래 신사업 선점을 위해 인력에 투자라는건 당연한 결과. 이에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설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게임업계의 이런 행보가 현 상황에서 이례적이긴 하지만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점에서는 반길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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