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커머스 업계 점유율 60%대 형성한 주요 기업들 모두 유료 멤버십 운영
완전/조건부 무료 배송·쿠폰 서비스 등 기본 혜택
일부 멤버십 차별화 부족해…온라인 커뮤니티서 멤버십 '공동구매' 등장
e커머스 업계 과열에 '제2의 치킨게임' 시작 우려도
#이승희씨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을 올려 특정 e커머스 멤버십 공동구매를 할 사람을 찾았다. 마치 넷플릭스 등 OTT 아이디를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것과 같다. 이씨는 "이미 다른 e커머스 멤버십도 두 개나 가입된 상태인데, 해당 e커머스에선 어차피 ○○○ 외에는 사용하지 않아서 돈을 전부 내긴 아깝다"며 "다른 사람과 함께 아이디를 공유하면 서로 윈-윈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가 올린 멤버십 공동구매 글에는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공동구매자를 찾았다는 문장이 추가 됐다.
e커머스의 확실한 종속화 전략(록인, Lock-in)으로 떠오른 유료 멤버십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다. 주요 e커머스를 중심으로 현재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 곳은 소수에 불과하며 특히 점유율 최상위권 e커머스는 모두 유료 멤버십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각 멤버십 가격과 혜택이 대동소이해 멤버십 서비의 차별화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e커머스 업계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e커머스 기업 대부분이 유료 멤버십을 운영 중이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달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e커머스 업계의 경쟁구도는 네이버, 쿠팡, 신세계그룹(G마켓글로벌 및 SSG닷컴)을 중심으로 시장지배력이 급속도로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3개사의 순결제금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2018년 38.8%에서 2021년 49.5%로 높아졌다. 뒤를 이어 11번가 6%, 롯데온 5%, 티몬 3%, 위메프·인터파크 2% 미만으로 나타났다.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지 않는 e커머스는 위메프뿐인데, 위메프 또한 과거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다가 지난해 무료로 전환했다.
유료 멤버십 서비스는 실제로 e커머스 운영에 긍정적인 지표를 가져다 주고 있다. 오픈서베이가 지난 6월 상반기를 기준으로 밝힌 바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6명은 온라인 쇼핑 멤버십을 이용 중인데 연령대는 20대부터 50대까지 고르게 분포됐다.
이들의 쇼핑 경험은 멤버십을 이용하지 않는 고객들보다 높았다. 이들은 각 e커머스에서 비이용자 대비 최대 43%(스마일클럽) 더 자주 접속하고, 최대 94%(쿠팡) 자주 구매하며 월평균 최대 40%(쿠팡) 더 많은 금액을 지출했다. 이러한 경향은 유료 멤버십을 운영 중인 모든 e커머스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유료 멤버십 서비스가 크게 흥행한 데에는 선제적으로 유료 멤버십을 도입한 G마켓과 쿠팡이 효과를 입증한 후 뒤이은 다른 유료 멤버십들 또한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비대면 쇼핑이 일상화 하면서 고객들이 e커머스가 책정하는 월회비를 적절하다고 받아들이면서 유료 멤버십이 e커머스의 기본 서비스처럼 인식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우후죽순 쏟아지는 유료 멤버십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측에서는 계속된 경쟁이 고객에 긍정적인 추가 서비스 혜택으로 나타나고 e커머스는 고객의 월회비를 고정수입으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부정적으로 보는 측에서는 e커머스 업계 전반에 유료 멤버십이 기본으로 정착하고 회원 유치를 위해 벌이는 프로모션을 통해 멤버십 중복 가입자가 계속 는다면 새로운 형태의 치킨게임이 시작 할 것으로 본다. 현재 유료 멤버십 서비스 중복 가입에 대한 관련 데이터는 나온 바 없다. 다만, 쿠팡과 네이버가 각각 발표한 바에 따르면 쿠팡 와우클럽 회원 수는 900만 명 이상,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 수는 800만 명 이상인 만큼 평균 2개 이상 가입했을 것이라는 게 정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료 멤버십 경쟁에 대해 큰 우려를 보였다. A씨는 현재 SNS 상에 정리된 다양한 유료 멤버십 서비스 혜택을 살펴볼 때 각 서비스별 혜택 차이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거의 모든 유료 멤버십은 혜택 적용 금액의 차이를 두지만 기본적으로 무료 배송을 보장하고, 여기에 더해 추가 적립과 멤버십 데이를 내건다"며 "일부 기업은 타 계열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지만, 과연 ㄱ기업과 ㄴ기업의 멤버십 간 차이란 무엇인가 라고 물었을 때 이를 분명히 구분할 수 있는 고객은 없을 것이며 이는 업계 관계자 또한 비슷한 사정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B씨는 유료 멤버십의 성공이 실제 성과보다 크게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B씨는 "분명히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성공한 기업이 있고, 일부 기업은 실적공개 때 높은 실적 상승률을 입증하기도 했다"면서도 "출시 이후 가입자가 몇 % 증가했고, 이들이 비가입자보다 몇 % 더 많은 혜택 누린다는 식의 홍보는 통계의 허점일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매출 성과 또한 멤버십을 통해 이루어진 것인지, 멤버십 외 다른 요소로 인한 것인지 생각해볼 일"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