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여전채 간극 벌어져, '스프레드 확대'
여전사 또한 CP발행 늘려 리스크 줄이기 나서
여신전문금융채권 금리가 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추후 카드론, 현금서비스, 캐피탈 등의 금리도 올라갈 전망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전채(기타금융채 AA+, 3년물) 금리가 5%를 기록하며 상승(채권값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날 국고채는 3.77%로 여전채 스프레드는 1.23%포인트(p)로 나타났다. 예금 수신이 불가능한 여신전문금융사의 조달 비용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여전사들의 조달비용 상승은 추후 카드론, 캐피탈 등을 이용할 차주에게 고스란히 가중된다. 여신전문회사가 전체 자금 조달의 약 70%를 여전채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통상 높아진 시장금리는 보통 3개월 이후 카드론에 적용된다. 현재 국내 카드사들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2~14% 수준이다.
여전채 금리는 올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5월 3.80%를 시작으로 6월 4.41%로 0.61%p 상승했다. 이어 ▲7월 4.21% ▲8월 4.86%로 올라 이달 5%대에 진입한 것.
업계에서는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는 이유로 채권시장 불안정과 여전채에 대한 불신 확산으로 풀이한다.
우선 채권시장이 지속해서 불안감을 띠는 원인은 한국전력의 적자다. 한전이 손해를 이어가면서 채권시장의 '대장주'격인 공사채가 안정되지 못하고 있는 것. 채권시장에서 우량자산으로 취급하는 것은 국고채, 공사채, 은행채 순이다. 한전의 적자 폭을 줄이고 공사채의 신용리스크가 줄어야 여전채 또한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여전채에 관한 불신 확산 또한 금리 상승에 힘을 더한다. 금리인상기 채권시장의 핵심지표는 연체율이다. 여전사의 경우 차주에게 해당하는 금리가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수준이어서 연체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가 5%까지 치솟은 것은 시장이 불안하다는 증거다"라며 "현재 5%를 웃도는 것도 경기불안의 신호 중 하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여전채 금리가 상승해도 곧바로 차주에게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여전사의 경우 사전에 조달한 자본으로 대출 서비스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금리인상이 이어져도 카드론과 캐피탈 금리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인 것 또한 상대적으로 금리가 저렴한 시기에 조달한 비용으로 대출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여전채 금리가 사상 최대폭을 기록하면서 관련 대출서비스의 금리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전사들 또한 위험에 대비해 기업어음(CP) 발행을 늘리고 있다. 여전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기간 운용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지만 금리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비용 상승이 부담스럽게 다가오지만 카드사들 또한 갑작스럽게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대출 서비스로써 경쟁력을 잃기 때문에 상황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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