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식품업계가 기후와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식재료를 공급할 수 있는 스마트팜에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농 · 림 · 축 · 수산물의 생산, 가공, 유통 단계에서 정보 통신 기술(ICT)을 접목한 농업 시스템으로 생육 정보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한 관리와 예측 등이 가능해 생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스마트팜 채소는 내부 공기 순환, 기온 조절, 습도 조절 등을 통해 바깥이 아닌 내부에서 키우기 때문에 실내 환경을 제어해 계절이나 장소에 관계 없이 연중 균일하게 좋은 품질의 채소를 생산할 수 있다.
대형마트 3사는 스마트팜 채소를 확대하고 있다. 폭염, 장마, 한파 등 최근 잦아진 이상기후 속에서 물량 수급이 불안정한 채소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지난해 여름, 빠른 폭염이 진행되면서 농산물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례적으로 비가 많이 왔던 2020년과는 또 다른 풍경이지만, 20년, 21년 여름 모두 채소 가격은 크게 올랐다.
스마트팜 기술은 매 여름처럼 연이은 태풍, 장맛비로 농작물 작황이 부진하거나, 겨울철 한파에 따른 냉해 피해로 채소 시세가 폭등하는 경우 더 부각된다.
이마트는 스마트팜 '애그 테크' 기업 '엔씽'과 협업 관계를 맺은 바 있다. '엔씽'은 독자적인 기술로 인정받는 스마트팜 기업으로, 이마트와 뜻을 함께해 이천에 위치한 이마트 후레쉬센터 옆에 스마트팜을 세웠다.
이마트 물류센터 옆에 스마트팜이 들어섬으로써 스마트팜 농작물의 물류 이동 시간이 크게 단축, 고객들은 더욱 신선하게 즐길 수 있다.
이미 지난해 1월 스마트팜 작물을 선보인 바 있으며, 사측은 스마트팜 기술을 10개 이상의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일부 매장을 리뉴얼해 매장 내에 수경재배를 융합한 스마트팜 시설을 설치해 채소 상품 45종을 판매중이다. 유럽형상추와 파프리카, 오이 등이 대표 상품이며 전년대비 약 30% 이상 신장했다.
홈플러스도 스마트팜 채소를 판매하고 있다. 스마트팜 기업 '미래원'과 협업해 7개 점포를 리뉴얼, 스마트팜을 도입했다. 현재 채소 6종을 판매중이며 향후 전국 61개 점포에 스마트팜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성산동 월드컵점에 국내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매장 내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판매해 고객들이 샐러드나 음료로 즐길 수 있는 도시형 스마트팜 카페 '팜스365'도 오픈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스마트팜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각광 받고 있으며, 국내외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굿스터프이터리는 매장 내에 스마트팜 'GT팜'을 설치해 갓 재배한 채소를 당일에 버거나 샐러드 제조 시 활용해 극강의 신선함을 제공한다.
버터헤드, 라리크, 코스테우, 로메인, 잔드라, 파프리카, 방울토마토 등 12종으로 네덜란드 라이크즈안 사가 개발한 유전자 변형이 없는 종자를 활용 재배해 자연에 가까운 상태로 재배한다. 무농약 수경재배 방식으로 자연순환 여과 시스템을 적용해 적은 물의 양으로 재배 가능하며, 폐수가 없어 친환경적이다.
하이트진로는 스마트팜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농산물 재배 및 시설 판매를 하는 스타트업 '㈜그린'과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스마트팜 시장이 향후 성장성이 큰 사업이라고 보고 투자를 결정하게 됐단 설명이다. 앞서 지난해 투자한 스마트팜 솔루션 기업 '퍼밋'에 후속 투자도 단행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스마트팜은 잠재적 시장규모가 큰 시장"이라며 "앞으로도 급변하는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2931억원이었던 국내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연평균 15.5% 가량 성장해 2025년 6021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기업들이 스마트팜에 주목하는 이유도 시장 내 점유율을 높여 경쟁력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팜은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식량 물가 부분에 있어서 좋은 대안으로 떠올랐다"며 "단, 초기 설치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과 사후 관리체계의 미흡함은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할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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