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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패션

SPA브랜드 유니클로의 변신?…가격 인상 등 고급화·유통구조 변화

패션분야 글로벌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의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SPA브랜드에서 가격 정책과 유통 구조 면에서 변화를 주며 새로운 발걸음을 떼고 있다.

 

유니클로는 패션 브랜드 중 대표 SPA브랜드에 속하며 패스트 패션으로도 불린다. 값싼 의류를 대량으로, 빠르게 생산해 유통·판매하는 브랜드라는 의미다. 이를 통해 심플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이 브랜드 특징이 되었다. 유니클로는 그동안 '지구상 누구에게나 옷을 통해 더 나은 일상을 살게 한다'는 라이프 웨어 철학 하에 기본 티셔츠와 후리스, 패딩 조끼, 이너웨어 등을 주력 제품으로 해 유니클로 매장을 통해 주로 판매해왔다.

 

21일 한국 유니클로 홈페이지의 가격 인상 공지. /에프알엘코리아

◆가격이 싸다는건 옛말…가격 인상에 디자이너 업은 고급화 전략

 

누구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일상에 꼭 필요한 의복을 즐길 수 있다는 철학은 유니클로의 사이즈 종류 축소와 이번 가격 인상 조치로 인해 옅어졌다. 한국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총 8개의 사이즈 중 수요가 적은 XS, XXL, 3XL, 4XL 4가지 사이즈는 온라인에서만 판매하고, 매장에는 내놓지 않기로 했다. "돈 안되는 S사이즈는 굳이 돈들여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원성을 듣기도 했다.

 

또, 유니클로가 일본 가격 인상 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지난 20일 한국 가격도 인상하겠다는 정책을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오는 27일부터 유니클로 국내 판매 가격이 인상된다.

 

유니클로는 한국 홈페이지에 "국제 원자재 및 물류비, 운송비 등의 인상과 함께 최근의 급속한 물가 인상으로 인한 매장 및 사업 제반의 운영비 상승으로 인해 6월 27일부터 불가피하게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인상되는 제품과 인상 정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19일 일본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가격 인상은 가을·겨울 제품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유니클로 후리스의 가격이 일본 돈으로 1000엔(약 9600원) 올랐고, 울트라 라이트 다운 재킷, 히트텍 울트라 웜 시리즈, 캐시미어 스웨터 등도 1000엔씩 뛰었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가격 인상 수준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올 초부터 가격 인상 카드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에프알엘코리아는 이에 관해 "국내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국내에서는 별도로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변해왔다.

 

뿐만 아니라 유니클로는 디자이너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을 출시·판매하는 전략으로 이미지의 고급화를 이뤄왔다. 유니클로와 브랜드의 협업은 점점 잦아져 지난 5월에는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마르니와 처음 손잡았고, 3월에는 런던 기반의 브랜드 JW 앤더슨과 함께, 2월에는 루브르 박물관 및 그래픽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한 컬렉션을 내놓았다.

 

고품질, 고가의 가격, 트렌디한 디자인의 디자이너 브랜드를 가까운 유니클로 매장에서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긴 줄이 이어지는 등 문전성시를 이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협업으로 2021년 회계연도의 영업이익이 약 529억원으로,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던 직전 회계연도 -883억원에서 흑자전환할 수 있었다. 유니클로와 디자이너 협업 제품의 가격대는 10만~20만원대로, 디자이너 브랜드 가격보다는 싸지만 기존 유니클로의 가격보다는 비싸다.

 

작년 11월 공단 인근에 오픈한 유니클로 부산 사하점. /에프알엘코리아

◆매장 줄이고 특이한 매장 추가…온라인몰도 활성화한다

 

유니클로 한국 사업은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한국 매장 수는 지난 3년간 꾸준히 줄고 있다. 유니클로 한국 매장 수는 지난 2018년에는 190여곳, 2019년에는 180여개, 2021년에 130여개였다. 매장 운영 효율화를 통한 판매비와 관리비를 줄인 것이 흑자전환에 일부 도움이 되기도 했다.

 

에프알엘코리아 측은 매장 감소를 두고 "유니클로는 온라인 소비 증가 등과 같은 유통업계의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고, 사업 전략 및 고객 니즈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매장 운영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면서 "매장 내 효율적인 제품 구성 및 스타일링 전개로 보다 쾌적한 고객 경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유니클로는 소비자 니즈와 맞아 떨어진다면 색다른 곳에 매장을 오픈하기도 하는 실험적 면모를 보이고 있다. 작년 11월,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 대신에 쇼핑시설이 전무한 공단 한가운데 매장을 추가했다.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신평장림산업단지 인근 지역 교외형 매장이다. 매장 입지 선정 당시 유니클로 내부에서도 찬반 논란이 있었지만, 인근 공단 근무자들의 운동복 기능 의류 수요가 있고 사하구가 서부산권의 신흥 주거 타운으로 부상하고 있는 점을 들어 추진했다.

 

여기에 패스트리테일링은 코로나 시국이던 2020년, 10% 미만에 불과하던 온라인의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 유니클로 사업은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한 바 있다. 온라인 전용 라인을 출시하고 오프라인 매장 픽업과 같은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브랜드의 경우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커 코로나19 사태 타격을 받은 것이 (온라인 판매 비중 확대)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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