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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오너리스크에 소비자들 외면은 순식간

'ESG(환경·사회적문제·지배구조)'가 글로벌 경제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의 윤리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시대다. 모델을 기용한 광고로만 기업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란 어렵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기업의 얼굴을 대표하는 오너가 기업의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5월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동아일보 양회성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 물음표

 

2010년 초까지만 해도 분유업계 1위를 달리던 남양유업은 친인척 마약 사건, 유제품 효과 과장 논란, 매각 번복, 부당 인사 의혹 등 끊이지 않는 논란에 하락세를 타고 있다.

 

2019년 남양유업 창업주인 홍두영 명예회장의 외손녀 황하나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사건은 소비자들의 뇌리에 깊히 박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남양유업은 당시 "황하나 마약 투약 사건은 회사 경영과 무관하며, 황하나의 일가족 누구도 회사와 관련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오너 일가의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홍원식 회장이 2019년 3월부터 7월까지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경쟁사인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게재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경찰 수사를 받은 것. 법조계는 홍 회장의 혐의를 인정, 벌금 30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홍 회장은 올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불가리스 파동 이후 경영에서 물러나며 회사 주식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식 매각 대상자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한앤코를 선정, 오너 일가 지분 전체를 인수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하지만, 돌연 매각 해지를 통보해 한앤코와 주식 매각 계약을 두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통해 김승언 경영혁신위원장을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하여 경영을 수행하기로 결정했다. 홍 회장은 사내이사로 남은 채 새로운 매수자를 찾아 회사 매각 작업을 계속 진행하되, 모친 지송숙 이사와 장남 홍진석 상무는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남양유업은 2013년만 해도 1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매출액은 9489억원까지 떨어졌고, 771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주가도 하락세다.

 

5월 홍 회장이 사퇴 발표를 할 당시 주가는 기존 30만원대에서 7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오너리스크 해소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매각 불발과 임시 주주총회가 연기되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2일 기준 주가는 45만5500원으로 거래마감했다.

 

남양유업은 한앤코와의 소송과 함께 기업 매각, 실적 정상화 등 많은 과제들이 놓여있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경영인을 앞세워 기업 이미지에 변화를 주고자 하겠지만, 사실상 경영 정상화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바닥에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하고 매출액을 회복하려면 구체적인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MP그룹 전 회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오너리스크로 주저앉은 미스터피자

 

한 때 잘나가던 미스터피자도 오너리스크로 주저앉은 사례 중 하나다.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2016년 술에 취해 경비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알려지고,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가 정 전 회장의 갑질을 폭로하면서 미스터피자의 전성기는 막을 내렸다.

 

당시 가맹점주협의회가 공개한 갑질 내용에는 정 전 회장이 가맹점주에게 폭언을 했다는 증언, 미스터피자가 반복적으로 할인행사를 하면서 본사 비용 분담을 축소해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가중시킨 점 등이 담겼다. 또 정 전 회장이 가맹점에 치즈를 유통하는 과정에서 동생 회사를 끼워넣고 가맹점주들에게 비싼 치즈를 매입할 것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150억원 가량의 통행세를 거뒀다는 논란도 있었다. 결국 실적부진을 이어오던 정 전 회장은 지난해 사모펀드 티알인베스트먼트에 미스터피자를 매각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닝아웃(가치와 신념을 드러냄)을 추구하는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오너리스크는 기업 전체 이미지에 타격을 준다"며 "소비자의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상품을 취급하는 기업일수록 타격이 크다. 자칫하면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고 매출 하락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bhc 박현종 회장(왼쪽), BBQ윤홍근 회장(오른쪽)/메트로 DB

◆소송·내부 잡음도 기업 이미지 훼손

 

BBQ는 bhc와 법적 공방을 수년간 이어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61부는 지난달 29일 영업비밀 침해 이유로 BBQ가 bhc를 상대로 제기한 10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인 BBQ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앞서 BBQ는 bhc가 BBQ의 내부 전산망을 접속해 경영 기밀을 빼 BBQ의 제품개발과 영업의 손해를 끼쳤다며 지난 2018년 11월 bhc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BBQ는 앞선 소송전에서도 3차례 연이어 패소했다. 지난 1월 bhc 매각 과정에서 BBQ에 손해를 끼쳤다며 bhc 측에 제기한 71억원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고, 같은 달 테마파크 조성 사업이 bhc로 인해 지연됐다며 제기한 191억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도 항소가 모두 기각됐다.

 

여기에 '청년스마일 프로젝트'도 논란이 됐다. 청년스마일프로젝트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년들에게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뒤늦게 청년들이 최대 36개월 간 194만원씩 갚아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2021년 정무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승인 BBQ 사장는 "194만원 매출과 판매수를 고려해 납부유예가 가능하다"며 "분쟁의 소지 없게 점주들과 소통을 잘하겠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송이나 내부 잡음이 지속되면 득보다 실이 많다"며 "소송전에서도 이긴다 해도 상처뿐인 영광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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