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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카드

카드론 DSR적용…다중채무 자영업자 직격탄

내년 1월부터 DSR에 카드론 포함
자영업자 차주 중 절반 이상이 다중채무자
생계형 실수요 차주들의 사금융 이용 우려

내년 1월부터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을 포함한다./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내년 1월부터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을 포함하기로 하면서 서민들의 급전 창구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에 따라 제2금융권의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차주의 상환능력을 중심으로 한 대출 관행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 당국의 핵심논리다. 이때 상환능력의 기준이 되는 DSR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카드론은 통상 중·저신용자들의 실수요 대출로 취급된 만큼 DSR 적용 역시 내년 7월까지 유예됐으나 올해 들어 대출규제 강화로 카드론 총량이 급증하면서 규제 시점이 앞당겨졌다.

 

이와 함께 내년 1월부터 카드론 다중채무자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된다. 카드론 동반부실을 차단하기 위해 다중채무자에 대한 카드론 취급 제한 또는 한도감액 등 최소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당국은 5개 이상 다중채무자의 카드론 취급을 제한하거나 다중채무에 따라 이용한도에 차등을 두는 방안 등을 거론하고 있다. 자영업자를 비롯한 다중채무자, 고령차주 등 실수요자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국은 먼저 다중채무자를 겨냥, 카드론 고삐를 조이기로 했지만 기준의 획일화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주식·부동산 투기용 수요가 아닌 생계형 실수요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차주는 250만5000만명으로 이중 다중채무자는 절반을 넘는 140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의 타격이 장기간 심화하면서 대출창구를 찾아 나선 차주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831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의 비은행권 대출 증가율은 24.4%로 집계됐다.

 

올해 MZ세대의 카드 대출이 상대적으로 급증하며 이목이 쏠렸으나 50~60대 이상 차주들의 카드론 이용도 만만치 않았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의 만 50세 이상 차주의 카드론 잔액은 1분기 기준 1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2000억원) 대비 14.2% 증가했다.

 

중년·고령차주는 자영업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고 생계가 어려운 실수요자일 가능성이 높아 당국의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대출절벽에 내몰린 실수요자들이 사금융을 이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 8월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다만 지난달 기준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이 34조887억원으로 8월 대비 5339억원 줄어들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내년 카드론 DSR규제 강화를 앞두고 올해 남은 기간 대출 가수요가 다시금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내년 카드론 DSR 규제 강화를 비롯해 카드사의 연간 대출 증가율 한도가 4%로 낮아지면서 올해 남은 기간 가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카드론으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차주들이 사금융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가계대출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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