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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코로나 시대 뉴노멀 2.0] 메가 트렌드 ESG 시대가 왔다(하)

바야흐로 ESG 시대가 왔다.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했던 과거와는 달리, 비재무적 요소인 E(환경·Environment), S(사회·Social), G(지배구조·Governance)도 반영해 평가하는 ESG 경영이 뉴 노멀 2.0으로 자리 잡았다. 

 

대한민국 정부는 2050년까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6년 기준, OECD 가입국 중 우리나라는 미국·일본·독일·캐나다 다음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있고 한국의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인간의 생산 활동이 초래하는 생태계 파괴,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ESG 경영은 필수 조건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ESG 경영 트렌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환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메트로경제가 만난 전문가들은 ESG 경영이 기업을 포장하기 위한 수단이 되선 안되며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을 요구했으며 연기금이 종합적인 지표를 활용해 ESG 투자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서민교 대구대학교 총장 대행

◆ 환경이 뜨거운 감자

 

현재 환경, 사회, 지배구조 중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환경이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 선진국들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한국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이 정점을 찍은 시기부터 2050년까지의 기간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짧아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 기간이 유럽연합이 60년, 일본이 37년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32년에 그치고 있다. 그만큼 짧은 기간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으며 여기에 다른 나라에 비해 탄소 배출이 많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서 총장 대행도 "최근 ESG는 지배구조가 아닌 환경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국제 ESG 평가지표에서도 세습 경영, 재벌 대기업 관련한 지표는 없다"며 "일부 투명성은 강화될 수 있지만 ESG가 국내 구조적인 재벌기업의 지배구조를 개편하기는 어렵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이재혁 교수

◆ 진정성과 전략

 

전문가들은 기업이 전략적으로 기업의 중장기적인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진정성과 전략을 갖고 ESG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ESG는 전략과 경영 전반에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가치를 반영함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고 장기적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이라며 "CEO의 의자가 중요하고 이사회의 감독과 의사결정이 중요한데, 그렇지 않으면 실제로는 그렇지 않는데 ESG를 잘하는 것처럼 포장하는 'ESG 워싱'이 나타날 수 있다. 정부는 기업의 ESG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유인책을 쓰는 방법이 좋다. 캘리포니아의 롱비치시가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ESG와 유사한 개념인 지속가능 평가가 좋은 기업에 공사를 발주한 게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서 총장 대행은 "ESG를 규제가 아닌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국가 정책을 바라기보다는 기업 스스로가 ESG를 통해 투자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며 "정부측에서는 ESG 경영을 잘할 때 투자지원, 세금감면 등의 투자자입장에서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글로벌 ESG 스탠다드를 바로 한국에 적용하는 것이 한국의 경제·사회·문화·환경·기술을 고려해봤을 때 너무나도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가기는 쉽지가 않다"며 "한국에서 ESG를 바라봤을 때 우리 정치·경제·환경으로 대변되는 제도적인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남수 서정대학교 교수

◆ 연기금과 ESG

 

국민연금공단은 전체 자산의 50%를 ESG 실천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국민연금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 투자를 늘렸다며 비판한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기업은 있긴 있는 것일까?

 

서 총장 대행은 종합적인 평가를 강조했다. 서 총장 대행은 "ESG 평가 지표가 수백개라 각각의 평가지표중 부정적인 이슈만 보면 국내 투자대상인 기업이 없다"며 "종합적인 점수를 통해 투자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해외투자자들은 ESG 다중 지표를 통해 투자의사결정을 한다. 특정 한가지 기준을 통해 투자할지 말지를 결정해서는 안된다. 국민연금 역시 다양한 ESG 지표 중 핵심지표 여러개를 산출하여 투자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또한, 기업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환경이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모두 고려한 이중중요성평가(double materiality)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ESG를 잘 하는 기업이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최 교수는 "ESG를 잘하는 기업은 경영실적이 우수하고 투자수익률도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ESG와 경영실적의 인과 관계가 분명하지 않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며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실적 부진으로 CEO가 퇴진한 프랑스의 대표 식음료업체인 다농과 같은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이런 기업에 대해 국민연금이 어떤 판단을 할 것인지 주목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영실적이 호전될 때까지 리스크를 안고 기다릴 수 있을지, 적극적으로 경영에 개입해 혁신을 유도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ESG 행동주의'에 나설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투자 대상에서 제외할 것인지 등의 선택지가 국민연금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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