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비트코인으로 와인 구입
프랑스 보르도의 1등급 와인 샤또 라뚜르 2005 빈티지는 0.0234비트코인이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인 제임스 서클링과 로버트 파커가 각각 100점 만점과 99점으로 평가한 그 와인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워낙 널뛰기를 하다보니 정확한 원화 환산은 힘들지만 대략 1비트코인을 5700만원이라고 하면 샤또 라뚜르 2005 빈티지의 가격은 133만원이 되는 셈이다. 비트코인 가격과 함께 표시된 977.60 유로(원화 약 132만원)와 비슷하다.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에 다시 한 번 광풍이 불면서 와인업계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와인 판매업체들이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속속 추가하면서다.
시작은 프랑스 보르도에 본사를 둔 BTC 와인이다. 와인 무역업체인 라세르&파피용(Lasserre&Papillon)이 비트코인으로 와인을 살 수 있는 온라인 마켓으로 만든 곳이다. 6병에서 12병 단위로 와인을 주문하면 원목 상자에 안전하게 포장돼 전 세계 어디에서도 15일 안팎이면 받아볼 수 있다. 비트코인(BTC)을 비롯해 , 비트코인캐시(BCH ), 이더리움(ETH), 라이트코인(LTC), CDC코인(CRO), 리플(XRP) 등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BTC 와인에서 가장 비싼 와인은 샤또 르팽 2009 빈티지와 페트뤼스 2015 빈티지다. 둘 다 제임스 서클링과 로버트 파커로부터 100점의 평가를 받았다. 가격은 샤또 르팽 0.1284 비트코인, 0.1194 비트코인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1 비트코인 5700만원 기준 각각 약 732만원, 681만원이다.
초고가의 와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BTC 와인에서 가장 저렴한 와인은 보르도 그랑크뤼 2등급 와인인 사르제 드 그리오 라로즈 2017 빈티지다. 한 병에 0.0047 비트코인으로 한화 약 27만원이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강세를 기념하기 위해 '비트코인 라 퀴베'라는 이름을 붙인 와인도 내놨다. 생떼밀리옹 그랑 크뤼와 마고 와인 2병으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각각 0.0058 비트코인이다.
BTC 와인이 가상화폐 결제를 시작한 것은 뉴 테크로 부를 쌓은 '신흥 부호'을 잡기 위해서다.
유럽 주류 전문지 드링크인터내셔널에 따르면 BTC 와인 관계자는 "많은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쓰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대상"이라며 "그들은 쌓은 부로 자동차와 부동산을 구입한 다음 고급 와인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좋은 시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고급 와인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물론 미국의 관세 인상과 브렉시트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BTC 와인은 비트코인 강세로 판매가 오히려 늘었다.
온라인 소매업체인 르밀레짐 파리(Le Millesime Paris) 역시 비트코인으로 와인을 살 수 있도록 했다. 르밀레짐 파리는 USDC나 USDT 등 스테이블코인까지 결제가 가능해 쓸 수 있는 가상화폐 범위가 더 넓다.
BTC 와인이 처음 문을 연 것은 비트코인 1차 광풍이 불던 지난 2017년이다. 당시 비트코인은 100만원 안팎에서 연말께는 2000만원까지 치솟았다. BTC 와인이 당시 와인 판매대금을 그대로 들고 있다면 2배가 넘는 수익을 냈다.
당신이 지금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샤또 라뚜르를 사기 위해 비트코인과 유로, 둘 중 무엇으로 결제할 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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