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형 SNS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뜨겁다. 코로나19로 직접적인 소통이 단절된 상황 속 음성을 통해 친밀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방식과 폐쇄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클럽하우스의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클럽하우스 인기 비결은?
클럽하우스는 구글 출신인 폴 데이비슨과 로언 세스가 개발한 소셜미디어로 지난해 3월 출시됐다. 출시 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기업) 평가를 받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이용자 수는 지난해 10월 1만명 수준에서 올해 1월 200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이달 기준 6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클럽하우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 유명인이 목소리를 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등이 참여하며 이목을 끌었다. 일론 머스크 CEO는 클럽하우스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대하기도 하는 등 유명인의 대화 통로가 되는 모습이다.
클럽하우스는 텍스트나 사진 없이 음성을 기반으로 대화가 이뤄진다. 기존 SNS에서는 볼 수 없던 형태다. 대화방에 입장하면 사회자(모더레이터), 화자(스피커), 청자(리스너)로 그룹이 나뉘는데 스피커가 발언을 하고 리스너는 방청하는 형태다. 강연장이 온라인으로 옮겨 갔다고 생각하면 쉽다. 리스너가 '손들기' 기능을 누르면 모더레이터의 승인을 받아 발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유명인의 연락처를 알지 못해도 전화 통화하듯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이용자가 직접 대화방을 개설할 수도 있다.
정낙원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줌에서 화상회의를 하면서 실시간으로 토론을 하는 문화에 익숙해지다 보니 이러한 형태를 띈 클럽하우스에 열광하는 것 같다"며 "줌도 클럽하우스와 마찬가지로 아무나 들어갈 수 없고 초대 링크를 받은 사람만 들어가서 수업이나 토론이 이뤄지는데 클럽하우스는 다양한 이슈를 가지고 더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들에 관심을 많이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클럽하우스에서는 평소에 접할 수 없는 유명인들이 실시간으로 목소리를 들려주기 때문에 글로 주고받던 SNS와 달리 새롭다"며 "토론 문화가 익숙해진 상황 속에서 지속적인 인기를 이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클럽하우스 이용자 A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소통의 부재를 느끼고 있었는데 클럽하우스에 모인 사람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참여형 라디오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내용들이 재미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클럽하우스만이 가진 폐쇄성도 특징이다. 클럽하우스는 기존 사용자로부터 초대권을 받거나 지인이 수락할 경우에만 가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가입하면 다른 사람을 초대할 수 있는 초대권 2장이 생성되고, 이후 팔로워 숫자와 활동에 따라 초대권 개수가 늘어난다.
이러한 방식 탓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클럽하우스 초대권이 거래되기도 한다. 한때 국내에선 2~3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초대권을 가진 사람이 늘어나면서 1만원 이하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한때 초대권의 가격이 1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또한 클럽하우스는 아이폰 이용자만 사용 가능한데, 이 때문에 중고 아이폰을 구매하려는 사람도 있다. 클럽하우스 개발사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은 현재 안드로이드 버전도 개발 중이다. 이후 사용 범위가 안드로이드까지 확대되면서 클럽하우스의 이용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폐쇄성이 불러온 '그들만의 리그'
클럽하우스의 폐쇄성이 인기를 끌고 있는 한편 이 같은 방식이 권력화된 소통을 조장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초대권을 얻고 방에서 발언을 하기까지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특정인에게 권력을 주는 형태라는 지적이다.
초대권과 아이폰이라는 진입장벽이 소외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B씨는 "클럽하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특정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여 대화하기도 하고, 유명인의 이야기도 직접 들을 수 있다는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어 아예 접근할 수가 없다"며 "클럽하우스 때문에 스마트폰을 바꾸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클럽하우스를 이용해본 몇몇 유명인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래퍼 딘딘은 클럽하우스에 대해 "확장된 소통, 나쁜 의미로는 끼리끼리 더 권력화된 소통"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몇몇 방을 들어가 봤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대화를 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 같은 뉘앙스를 받았다"며 "초대장을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마치 옛날 중세 시대에 귀족이 파티할 때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방송인 김지훈도 "대세가 되는 그룹에 속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불안해지는 심리와 남들보다 더 우월해지고 싶어하는 심리 등 현대인의 심리상태 중 가장 자극에 취약한 부분들에 대해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클럽하우스에서의 대화는 녹음할 수 없고, 복제와 공유도 원칙적으로 금지되는데, 이 같은 점이 유명인들로 하여금 자유로운 의견을 말하도록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클럽하우스에 속하지 못한 일반인에게는 정보의 장벽을 느끼게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클럽하우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여러 이슈들이 나오고 있지만, 전 세계 이용자들과 목소리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이점 크기 때문에 앞으로 클럽하우스가 열어갈 소통의 장을 주목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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