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주요 정당이 불꽃 튀는 선거전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정당은 이번 보궐선거가 2022년 대선 '전초전' 성격인 만큼 후보 찾기에 분주하다. 이에 '메트로신문'은 서울·부산시장 출마가 예상되는 주요 후보군과 만나 선거에 임하는 마음을 들어본다. 이와 함께 이들이 내세우는 주요 공약에 대해서도 들어본다. <편집자 주>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자진 사퇴하면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연일 후보 찾기에 여념이 없다. 현재 하마평에 오른 부산시장 후보군은 유재중·이진복·이언주·박민식 전 의원,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 등이다. 이 가운데 이진복 전 의원은 "살맛 나는 부산을 만들겠다"며 지역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전 의원이 '살맛 나는 부산'을 자신한 이유는 화려한 경력 때문이다. 부산 동래구청장으로 지역 행정 경험을 쌓은 '3선' 국회의원인 이 전 의원은 20대 전반기 국회에서 정무위원장을 지냈다. 현역 의원 시절에는 당내 기획과 전략 분야를 맡아 정책 수립부터 정무적 감각까지 탁월한 인사로 꼽힌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찐복방송'을 개설해 부산 시민들과 소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장에서 직접 시민과 만나 부산에 필요한 정책들을 듣고 실천할 수 있는 방안부터 찾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부산정상화 포럼 상임고문을 맡아 지역 민심도 귀 기울이고 있다.
이외에도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이끄는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 포럼)'에 참여해 다가올 당내 경선도 준비하는 모습이다. '메트로신문'은 지난 6일 이 전 의원과 만나 부산에 대한 비전과 앞으로 행보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이후 내년 4월 보궐선거 출마를 준비하게 된 계기는.
"지난 21대 총선 불출마 후 조용히 아내와 함께 지역에 봉사활동을 계획했다. 어릴 때부터 봉사활동 하는 것을 좋아했고, 많이 해와서다. 제 아내도 봉사를 좋아해서 (불출마 후) 독거노인을 찾아가는 등 의미 있는 봉사활동 한번 해보자고 했다.
이 과정에서 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이 생겼고, 이후 저에게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권유하더라. 사실 저는 (정치인으로 살며) 가족을 괴롭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후보 출마를) 결정하지 못했다. 가족과 상의 끝에 '승부는 하늘에 맡기고,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혜택받고 지금까지 부산에서 산 사람이 내 몸 바쳐 큰 봉사 하는 마음으로 해보자'는 생각에 오늘까지 왔다."
―그동안 '부산과 시민들의 미래를 위해 최선 다하겠다'고 밝혀왔다. 이와 관련한 비전은.
"부산 인구는 지난 9월 기준(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으로 340만 명대가 무너져 339만여 명이다. 1995년 388만 명에 달했던 부산 인구가 25년 사이 50만 명이나 줄었다. 미래에 대한 비전이 없고, 미래 먹거리가 없다 보니 해마다 인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부산의 산업구조 주축이었던 조선 기자재, 자동차 부품, 해양 물류 등은 물론 관광산업이나 건설업 등이 모두 무너졌다. 한마디로 부산 경제를 이끌어 줄 만한 구심점이 사라졌다. 이는 유턴 기업 유치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그렇기에 미래 먹거리가 있는 '활력 넘치는 부산'을 만들 것이다. 산업구조를 바꿔 연구·개발(R&D) 첨단 산업 유치, 강소기업 육성 등으로 일자리가 풍부한 도시로 만들어나가겠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완전히 달라진 세상에 맞게 새로운 산업으로 가기 위한 터전을 만들어 내겠다.
부산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사시사철 찾는 '최고의 문화 관광도시'로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다. 부산 밤바다를 살린 관광 상품 개발, 크루즈여행, 패키지 관광의 중심지로 부산을 만들 생각이다.
부산을 '세계적인 금융 해양도시'로 만들어나갈 구상도 있다. '금융중심지 지원 특별법' 제정과 '해양수도특별법' 제정을 통해 부산을 명실공히 금융, 해양의 허브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특히 부산시장이 '부산'이라는 브랜드를 전 세계에 직접 팔려 다니는 '세일즈맨 시장'이 될 생각이다."
―최근 부산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미래가 없다'고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복안은.
"1년에 평균 2만2000명의 부산 인구 유출 중 청년(25∼39세)들이 5년 새 5만3800명(47.4%)이나 부산을 떠났다. 더 심각한 것은 청년실업률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부산지역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6%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민국 청년은 물론 세계의 젊은이들이 부산을 찾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네덜란드의 '사이언스 파크'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커피 한 잔만 들고 나서면 하루 종일 머리를 굴릴 수 있다. 그러다 좋은 생각이 있으면 누구든지 창업이 가능하다. 부산 가야 철도차량정비창, 해운대 제2센텀시티 부지에 부산판 '사이언스 파크'를 만들었으면 한다.
부산 청년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것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 있는 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들에게 '취업 지원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젊은이들이 결혼할 때 일정 금액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 밖에 세계아마추어 게임대회 등도 개최해 해운대와 광안리 등 부산의 명물인 해변을 더 멋지게 만들어 젊은이들이 부산을 찾도록 할 것이다. 부산을 창업과 연구중심도시, 바이오산업 메카로 육성 시켜 젊은이들을 위한 고급 일자리 창출에도 나서야 한다."
―현재 부산 내 큰 현안으로 '동남권 신공항' 이슈가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동남권 관문 공항은 지역 간 제로섬 게임을 넘어선 대한민국과 세계의 물류. 산업, 문화, 관광을 잇는 코리아 뉴딜 사업이다. 게다가 부산 시민에게 너무 중요한 문제이기에 문재인 대통령조차도 동남권 관문 공항이 가덕신공항으로 정해져야 한다고 공약으로 내세웠다.
저는 공항이 갖춰야 할 필수 요건으로 장애물과 소음 피해 없이 24시간 운항이 가능한 안전한 공항, 해양 수도에 걸맞은 물류와 여객 수요를 충족하는 미래 공항, 세계 각국 주요 공항·육상·해상·철도와 접근성이 쉬운 국제 관문 역할 등으로 본다. 이런 관점에서 가덕도 신공항이 꼭 필요하다.
―부산 국제금융센터 내 외국계 금융기관이 전혀 없는 상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해결하기 위한 복안은.
"중국이 지난 7월 1일 홍콩에 보안법을 적용하며 홍콩의 '아시아 금융 허브'가 흔들리고 있다. 도쿄와 싱가포르 등의 홍콩 금융자산 유치전이 치열하다. 문현금융단지는 2009년 해양파생특화 금융 중심지로 지정됐으나, 중앙 정부의 무관심으로 속 빈 강정이 돼 버렸다.
홍콩보안법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홍콩에 있던 많은 자산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이때, 부산으로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금융중심지에 대한 특별지원법'을 하루속히 만들어 자산운용사나 투자신탁사, 증권사 등 외국자본이 국내로 들어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부산은 한국의 대표적인 '해양도시'로도 꼽힌다. 해양산업 발전을 위한 복안은.
"하루속히 부산을 해양특구로 지정해야 한다. 해양 특구 지정은 부산이 오랫동안 주장해 온 것으로 부산을 해양 수도(해양특별시)로 지정해 달라는 것이다. 이에 해양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해양 자치권 확보 등을 담은 '해양수도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이 필요하다.
부산이 살기 위해서는 해양자치권이 매우 중요하고, 이를 위해 해양특구 지정이 필요하다. 남항을 제외하고는 중앙정부의 틀 속에서 사업관리만 하는 상황이다. 이에 해양자치권을 시급히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살면서 어느덧 저도 책임져야 할 위치가 온 것 같다. 이제는 제가 부산을 사랑하는 만큼 부산에 대해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넣어 부산을 새롭게 만들고 싶다. 부산에 사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는 '용광로' 같은 부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또 부산을 세계적인 도시에 올려놓고 싶다. 군림하지 않고 시민과 함께 부산을 멋지게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저의 가장 큰 장점은 '믿음', '소통', '현장중시의 행정' 등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잘 살려 부산 시정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청년들이 도전하고 꿈과 희망을 주고 부자가 되는 부산을 만들어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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