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무료 접종 물량 일부가 유통 중 상온 노출 되면서 백신 품질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을 들어 백신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의료계는 백신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신성약품이 지난 21일 운반하던 중 실온에 노출된 백신 500만도즈에 대한 검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검사는 질병관리청에서 배송 지역과 품목, 상태 등을 고려해 선별한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2주 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백신은 생산 이후 섭씨 2~8℃ 환경에서 보관하도록 돼 있지만, 신성약품은 백신을 백신을 물류센터에서 냉장차로 옮기는 과정에서 종이 박스에 들어있는 백신을 실온에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출 시간은 1시간 이내다. 정부는 운송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기 때문에 백신에 큰 문제가 있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일 "백신이 냉동차를 벗어나 운송된 시간은 1 시간, 현실적으로 10분 이내"라며 "WHO가 4가 백신이 상온에 노출됐을 시 안전하다고 한 기간 2주에 비해 턱없이 짧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WHO의 2012년 '허가된 백신의 안전성 시험 자료'에는 인플루엔자 사백신은 25℃에서 2∼4주, 37℃에서 24시간 안정하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백신 효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백신이 상온에 노출됐을 경우, 백신 효능을 나타내는 단백질 함량이 영향을 받아 백신 효과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독감 백신이 냉장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아이스박스가 아닌 종이상자에 배송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온 노출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모든 백신을 다 검사하는 것도 아니다. 어떤 판단 기준으로 얼마나 정확히 검사가 될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사용해도 좋다는 결과를 내놓고 큰 부작용이 없다 한들 백신의 효과까지 제대로 보장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백신 품질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무료 접종을 기피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서울 서초구 ㅅ이비인후과 전문의는 "무료 접종 대상인 노인과 아이들도 유료 접종을 일찌감치 맞으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며 "물량 아직 남았냐는 문의전화도 지속적으로 오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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