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국내 패션 기업이 올 상반기 직격탄을 맞은 와중에 패션 스타트업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비대면 의류 소비가 확산하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패션 스타트업과 오프라인 중심의 전통 패션 기업 간 희비가 갈린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 부문 상반기 총 매출은 734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6%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300억 원에 달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 2분기 매출 3770억 원과 영업이익 1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90% 줄어든 수준이다. 휠라홀딩스 상반기 매출은 1조48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영업이익은 1310억 원으로 50% 줄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도 등산·골프 등 아웃도어 판매 호조에도 상반기 72억원의 영업적자를 봤다. 매출도 15.2% 감소한 4042억원을 기록했다. LF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 30% 감소한 7768억 원, 390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대형 패션 기업의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가 됐다. 국내 수요가 급감한 데다 수출까지 감소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섬유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0% 줄어든 53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줄면서 의류 수요도 매우 감소하면서 재고가 쌓였다. 일부 기업에서는 비효율 매장 정리에 나섰으며, 고정비 절감을 위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코로나로 가속한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오프라인 고객이 온라인 기반 패션 스타트업으로 이동한 것도 전통 패션 기업 실적 하락에 영향을 주었다. 패션 영역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한 것.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의 패션 앱 이용이 활발해졌다. 이에 무신사와 지그재그, 브랜디 등 패션테크 스타트업들은 패션 산업 침체가 무색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패션테크 기업은 주로 온라인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소비자와 패션전문몰을 연결하는 플랫폼 제공사를 일컫는다. 기존 플랫폼 제공사는 여러 패션몰을 모아 한 번에 보여주는 데 그쳤지만, 최근에는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결제, 배송, 리뷰 작성에서도 기존 시스템과 차별화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소비 양극화 트렌드도 영향이 있다. 패션테크 스타트업에서 제공하는 의류는 대부분 동대문 패션으로 최신 트렌드에 맞지만, 가격은 저렴한 제품들이다. 패션테크 기업들은 온라인 편집숍 역할을 하며 코로나로 집에서 쇼핑하는 소비자들을 저렴한 동대문 패션과 연결해주고 있다.
지난달 중기부 예비유니콘으로 선정된 크로키닷컴의 여성 패션 애플리케이션 지그재그는 대기업 패션 브랜드 없이 상반기에만 거래액이 20% 늘었다. 지난 6월에는 여성 패션 앱 최초로 누적 거래액 2조 원을 넘겼다. 지그재그는 3700여개의 여성 패션 쇼핑몰을 한데 모아 하나의 앱처럼 사용하게 하면서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크게 성장했다. 개인의 쇼핑 기록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화 추천 서비스와 검색 서비스를 정교화했다. 여러 쇼핑몰의 상품을 한 번에 결제하는 Z결제와 하나의 플랫폼에서 리뷰를 남기는 Z리뷰 등으로 소비자 편의를 증진한 것도 사용자 유입확대와 매출 상승을 가져왔다.
패션 쇼핑앱 브랜디는 지난달 아마존웹서비스의 인공지능(AI) 기반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활용한 'AI 추천' 기능과 알고리즘을 통한 큐레이션 상품 추천 기능인 '내 또래 추천'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했다. 브랜디는 AI 수요예측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최적의 물류 시스템을 구축, 재고 부담을 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문 이후 최대 12시간 안에 배송을 완료하는 '하루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2016년 7월 출범 이후 4년 만에 누적거래액 3000억 원을 돌파했고, 올해 210억 원의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AI기술에 집중하고 있는 브랜디는 올해 연말까지 개발자 100명을 목표로 하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소비를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패션 산업 구조도 새로워지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급변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는 스타트업들이 급성장할 것"이라면서 "패션테크 기업들은 앞으로 사업 영역을 더 확장하고 IT기술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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