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홈쇼핑 탈출구 없나] ① 해마다 수직상승 '송출수수료' 이대로 괜찮나
채널을 이용하는 대가로 IPTV 사업자들에 지불하는 '송출수수료'가 해마다 수직상승하면서 홈쇼핑 업계가 시름에 빠졌다. 지난해 주요 홈쇼핑 회사들은 모바일과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실적 개선에 나섰지만, 가파른 송출수수료 인상 탓에 수익성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IPTV3사(KT, SKT, LG유플러스) 송출수수료는 2014년 1757억에서 2015년 2404억, 2016년 3368억, 2017년 4890억, 2018년 7127억, 2019년 9064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만 홈쇼핑업체 12개사(홈쇼핑7개사+T커머스5개사)의 매출 49.6%가 송출수수료로 지급됐다. 홈쇼핑 회사들은 직매입 확대로 인한 비용 증가와 송출수수료 상승에 골머리를 앓고있다. 특히 방송사업매출 증가폭보다 송출수수료 증가폭이 더욱 커 방송사업 이익은 감소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올해 송출수수료 협상에서도 약 20%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IPTV3사의 송출수수료 규모는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송출수수료 인상이 판매수수료 상승으로 직결될 수 있어 최종적으로는 중소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송출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IPTV 사업자들은 가입자 수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송출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또 지상파 재송신료와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Program Provider)의 프로그램 사용료가 올라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재송신료가 429억 인상된 것과 프로그램 사용료가 434억 인상된 것에 비해 홈쇼핑 송출수수료 인상(1839억)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홈쇼핑 업계가 송출수수료를 부담하는 이유는 매출과 직결되는 황금 채널을 차지하기 위함이다. 홈쇼핑과 T커머스까지 총 17개에 이르는 쇼핑 방송이 난립하면서 황금 채널을 잡으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홈쇼핑은 LG유플러스와의 갈등 끝에 홈쇼핑 사업자 중 최초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송출수수료 관련 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양 사업자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45일만의 분쟁 끝에 현대홈쇼핑은 10번 채널에서 20번대로 밀려났다.
홈쇼핑 업계와 IPTV 사업자들의 갑을관계가 현저히 드러나다보니 채널 배분권을 갖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와 공정한 협상이 어려운 구조가 사실이다. 여기에 IPTV 사업자가 T커머스 사업에 진출하면서 송출수수료를 더욱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에는 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중소기업에 여파가 미칠 수 있다.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사업자들이 입점업체로부터 받는 판매수수료의 50% 가량을 차지한다. 정리하자면, 송출수수료 인상은 판매수수료 상승으로 이어지고, 최종적으로 판매가격에 영향을 미치면서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송출수수료 문제는 정부 차원의 더욱 적극적인 중재와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업계는 현재 만성적인 이익률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며 "송출수수료는 개별 사업자로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며, 시장 논리에 맡기기보다는 인상률 제한과 같은 적극적인 관련 부서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올해 내놓은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에 따르면 홈쇼핑 업체들이 입점업체로부터 받는 판매수수료는 '공정가' 개념을 도입해 공개가 원칙이며, 산정 기준도 통일하는 등 엄격한 규제를 적용한다. 홈쇼핑 재승인 과정에서도 이 내용을 심사에 반영한다. 반면, 홈쇼핑 업체들이 내야 하는 송출수수료는 공정가 개념 자체가 없고, 비공개 경쟁입찰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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