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서울시는 조선시대 궁중화원인 이택균의 작품 '책가도 병풍'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한다고 6일 밝혔다.
책가도란 책장(책가)과 서책을 중심으로 각종 문방구와 골동품, 화훼, 기물 등을 그린 그림을 의미한다.
19세기 조선의 도화서 화원 이택균이 그린 책가도 병풍은 서울공예박물관 소장품으로, 10폭의 병풍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구도를 취하고 있다. 두루마리·인장·필통·벼루·붓 등의 '문방구류', 다채자기·청동기와 같은 '고동기물', 수선화·불수·복숭아 등의 '화훼 과일류'와 함께 백옥 잉어, 공작 깃털, 시계가 화려한 색채로 세밀하게 묘사된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병풍 폭마다 그려진 서가 칸의 옆면이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어둡게 표현되는 '명암법', 책을 대각선으로 비스듬하게 그리는 '투시도법' 등 서양에서 들어온 기법도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에는 이를 '사면척량화법(四面尺量畵法)'이라 불렀다.
시 관계자는 "책가도 병풍 안에 숨겨 그려 놓은 '은인(隱印)'을 통해 작가와 제작 시기를 추정할 수 있어 회화사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해당 작품의 은인은 병풍 두 번째 폭에 위치해 있으며, '이택균인(李宅均印)'이라는 글자가 음각으로 새겨진 도장으로 그려졌다.
이번 문화재 지정 조사 과정에서 휴대용 X선 형광분석기를 이용해 안료 성분을 분석한 결과 1850년 서양에서 개발된 인공군청(울트라마린 블루)이 작품에 사용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택균은 유명한 화원 집안 출신으로, 그의 조부 이종현과 부친 이윤민도 책거리를 잘 그렸다고 전해진다. 본명은 이형록(李亨祿)이지만 57세이던 1864년에 이응록(李膺祿)으로 개명하고, 다시 64세인 1871년에 이택균(李宅均)으로 이름을 바꿨다. 사망 시기는 1883년 이후로 추정된다.
시는 "이택균의 책가도 병풍은 조선 후기에 상품 경제가 발달하고 소비문화가 확산하던 풍조를 시각적으로 잘 대변해 준다"고 덧붙였다.
시는 서울시보에 책가도 병풍 유형문화재 지정 계획을 싣고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모아 검토한다. 이후 문화재위원회(동산분과) 심의를 거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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