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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정책

계약갱신 거절…집주인 '횡포'에 갈 곳 잃은 세입자

임대차3법 전격 시행 후 첫 주말이 지난 가운데 서울 일부에서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임대차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임대의무를 4년으로 설정하고 증액 임대료를 직전 임대료의 5% 이내로 묶는 게 주요내용이다.

 

3법 중 전월세신고제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국회를 통과한 2개 법은 1일부터 시행됐다. 따라서 모든 세입자는 1회(2년) 계약갱신이 가능하며, 집주인은 임대료를 5% 이내로 올려야 한다.

 

그러나 분노한 일부 집주인은 세입자의 전세대출 연장 동의거부까지 하는 상황. 한 세입자는 부동산 온라인 카페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지금 집에 더 살고 싶어도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니 고민이다"라며 "처음 집에 들어 올 때는 1억4000만원이던 전세가격이 지금은 2억9000만원이 됐는데 전세대출도 거부당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집주인이 전세대출을 동의하지 않으면 세입자가 갱신을 못하고 계약이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전세대출을 받은 세입자는 집주인으로부터 동의를 받아야만 주택거래를 할 수 있다. 은행은 전세대출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 등 3곳의 보증을 받아야만 대출을 허가해 준다.

 

주택금융공사 보증은 세입자 신용을 기반으로 해 주기 때문에 집주인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 이와 달리 HUG와 서울보증은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반드시 집주인이 동의해야 한다. 주금공 보증상품도 집주인이 전세대출 했는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확인해줘야 한다. 그러나 계약 갱신시점에 5% 임대료를 인상한다고 가정하면 현금이 부족한 세입자는 전세대출로 자금을 충당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집주인이 동의하지 하면 계약갱신을 할 수 없다.

 

부동산 온라인 카페 한 게시글에는 "오는 2021년 1월 만기 예정인데 지난달 31일 부동산중개업소에서 계약 갱신을 안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라며 "집주인한테 연락해보니 임대차3법 도입 이전 이미 다른 사람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집주인은 법 시행 전 갱신을 거부한 이후 신규 세입자와 계약하면 5% 이상 증액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단순히 갱신거부가 아닌 제3자 신규세입자와 계약을 완료해야 한다. 집주인이 본인이 거주하겠다는 명목으로 전세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세입자와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에 정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주민등록법의 시행규칙 등을 개정해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부한 경우 세입자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한 기간, 즉 향후 2년간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와 전입신고 정보를 열람하게 해 줄 방침이다.

 

이들 법은 임대인과 임차인, 소유자, 금융기관에 이와 관련한 정보 열람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 대상을 갱신 거절 임차인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계약 갱신을 거부당한 세입자는 언제든 자신이 전에 살았던 집에 집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임대차3법은 단기적으로는 임대시장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전세가격의 상승을 4년 뒤로 연기하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점진적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2+2(계약갱신청구권으로 총 4년 전세가능)는 급진적인 면이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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