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물론 신흥 시장인 인도와 남미 등도 사상 유례없을 정도로 침체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상반기 세계 10대 자동차 시장의 판매동향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미국, 서유럽, 인도, 브라질 등에서 판매가 부진해 세계 10대 시장의 자동차 판매가 전년동기대비 25.9% 감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같은 기간 국내 자동차판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증가해 전년동기대비 6.6% 증가한 94만8000대를 기록했다.
유럽 내에서도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는 접촉제한, 경제활동 제한 등이 강도 높게 발효되면서 올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가 전년동기대비 40% 넘게 감소했다. 인도는 4월 전국봉쇄에 따른 판매 전면 중단으로 올해 2·4분기의 자동차 판매가 전년동기대비 20%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년동기대비 50% 넘는 감소율을 보였다. 브라질의 경우 올해 1·4분기 기준 자동차 판매가 전년동기대비 9.2% 감소,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상반기 기준 자동차판매 감소폭이 전년동기대비 38.2%까지 확대됐다.
반면 지난해 기준 세계 12위인 우리나라는 모범적 방역과 정부의 내수진작책 등으로 상대적으로 빠르게 수요를 회복, 전년동기대비 6.6% 증가했다. 이로써 내수판매 기준으로 중국, 미국, 일본, 독일, 인도에 이어 세계 6위에 올랐다.
자동차업계는 국내 자동차 판매가 세계 주요시장 중 가장 빠르게 회복된 것은 다행이지만 아직까지 수출에서 큰 타격을 입고 있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5개사의 해외 판매량은 244만446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평균 27.6%가 감소했다. 이 기간 해외 판매량은 현대차 마이너스(-)30.8%, 기아차 -20.4%, 한국지엠 -27.3% 르노삼성 -74.8%, 쌍용차 -40.2%를 나타냈다.
업계는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산업수요 감소로 올해 약 20%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며 2차 팬데믹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경제성장은 큰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은 선진국 수요 감소가 신흥국 증가로 일부 상쇄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코로나19는 전 지역에서 동반 침체하며 산업수요가 대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자동차 시장은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돼 3년 후인 2023년께에나 지난해 수준으로 수요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판매량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지만 2차 팬데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위축된 소비심리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경기부양 후유증에 따른 저성장 고착화 등도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끼쳐 2025년까지도 기존 자동차 시장의 3%대 성장경로까지 회복하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이 소장은 "아중동, 중남미에서 코로나가 계속 확산하면서 판매가 감소하고 있어 수출은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급성장하던 인도 자동차 시장이 지난해부터 침체기로 돌아서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의 판매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신흥 자동차 시장인 인도와 새롭게 구축할 인도네시아에 대해 이 소장은 "인도 시장은 2018년부터 금융기관 부실이 터지면서 제 2금융권 업체들이 부도나시 시작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며 "인도는 차량 구매시 할부금융 비중이 80% 가량 차지하는데 금융지관에서 자동차 부분을 줄이기 시작해 판매 자체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의 금융 시장이 안정화 되려면 2~3년 정도 소요될 것"이라며 "아세안도 전체적으로 판매 성장이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올해 20%대 감소로 7000만대 초반, 2021년은 9%대 감소로 7000만대 후반, 2022년은 4%대 감소로 8000만대 초반대에 머물 것으로 추산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던 지난해 8756만대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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