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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모여 반도체 소·부·장 독립 지원 결의, 진짜 'K칩' 시대 올 수 있을까

삼성전자 직원(우)과 이오테크닉스 직원(좌)이 양사가 공동 개발한 반도체 레이저 설비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일본 수출규제 1년,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독립 운동이 속도를 붙였다. 기업 뿐 아니라 정부까지 나서 전폭적인 지원 작전에 나섰다.

 

그러나 소부장 업계가 미국과 일본을 넘어설 수 있으려면 더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를 방문해 '소재·부품·장비 2.0전략'을 발표했다.

 

소부장 2.0 전략은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지원책으로, 정부 뿐 아니라 SK하이닉스 등 관련 업계도 함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핵심 관리품목을 확대하고 소부장 으뜸 기업 100개 지정 및 개발 인프라 구축과 함께, 리쇼어링 지원과 국제 사회와의 협력 강화 등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직후 이재용 부회장 주도로 국내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본격화한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일본 출장 직후 사장단을 소집해 비상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며, 소부장 부문 국산화를 강력하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년여간 협력사에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K칩' 생태계 기반을 마련해놓은 상태다. 이오테크닉스와 솔브레인을 비롯한 국내 협력사에 기술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수준 높은 장비 개발을 가능케함과 동시에 생산 수율까지 높이는 '윈윈' 성과를 거뒀다. 이 부회장은 최근 반도체 장비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SK실트론이 인수한 듀폰 SiC 웨이퍼 사업부. /SK실트론

스마트 공장 지원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협력사가 원할시 투자금뿐 아니라 인력까지 파견해 공장 효율화를 돕는다.

 

아울러 서울대학교와 '인공지능반도체공학 연합전공'을 신설하고 한국폴리텍대학 안성캠퍼스에 반도체 공정장비와 계측 장비를 기증하는 등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SK그룹도 소재 관련 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하며 반도체 수직 계열화를 마무리하는 중이다. SK하이닉스에 이어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에 이어 미국 듀폰의 SiC 웨이퍼 사업을 인수하고 국산 반도체 소재 분야에 전폭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성과도 컸다. 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5월까지 불화수소 일본 수입 비중은 지난해 44%에서 올해 12%로 대폭 줄었다. SK머티리얼즈와 솔브레인 등 업체가 초고순도 액체 불화수소 양산에 성공하면서다. LG디스플레이는 액체 불화수소 전량을 국산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기체 불화수소도 조만간 양산될 예정이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도 조만간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가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극자외선(EUV) 장비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는 아직 국산화를 이뤄내지는 못했지만, 미국 등 새로운 공급처를 확보하면서 일본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

 

오히려 일본 TOK가 포토 레지스트 생산 라인을 국내에 있는 삼성물산과의 합작법인인 TOK첨단소재로 옮기는 등 일본 현지기업의 탈일본 현상도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핵심 기술이 담긴 장비 부문에서는 미국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산업평가기술관리원에 따르면 전공정에서 장비 국산화율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난이도가 높은 노광 공정 국산화율은 0%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소재 부품 장비 산업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경기도 이천시 SK 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 포토레지스트 협력 공정 시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최태원 SK 회장. /뉴시스

반도체 장비는 반도체 양산 기술력에서 아주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반도체 학회에서도 장비 업계가 첨단 반도체 양산과 관련한 기술을 앞서서 소개하고, 이후 양산에 적용되는 정도다. 반도체 장비 기술력이 뒤쳐진 상태에서 반도체 양산 사업을 '재주 부리는 곰'이라 보는 자조도 여기에서 나온다.

 

반도체 장비 시장은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와 램리서치, 일본 도쿄일렉트론(TEL) 3개사가 주도하고 있다. 3사가 첨단 장비와 관련한 주요 특허들을 독점하고 있는 탓에, 이들을 따라잡으려면 더 막대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소부장 2.0 전략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여기에서 나온다. 지원이 주요 업체에 집중돼 기술력을 높이기는 어려운 구조인데다가, 리쇼어링 지원과 같은 의미 없는 정책도 포함됐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관련한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국내 반도체 산업은 과거 일본과 같이 후퇴할 수 밖에 없다"며 "'3대 장비 업체' 카르텔을 뚫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와 개발을 선행해 주요 특허를 선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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