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株 한 달간 12%↓
"향후 모멘텀 부재" vs "지나치게 저평가"
하반기 은행주를 바라보는 시선은 둘로 나뉘고 있다.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며 투자 매력이 높지 않다는 비관론과 유동성과 배당이 불러온 기대감에서 비롯된 낙관론이 동시에 나온다. 주도주 자리를 차지한 언택트(Untact·비대면)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뚜렷한 모멘텀이 없다고 평가되는 은행주의 소외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은행주는 최근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은행주 7종목의 전날까지 최근 한 달 간 변동률은 -12.27%였다. 최근 은행권 내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의 무풍지대로 평가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는 KB금융이 -8.25%로 가장 선방했다.
기업은행이 16.02%의 내림세를 보이며 가장 저조한 은행주로 꼽혔다. 잇따른 유상증자가 결정타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3차 추경안에 4845억원 규모의 기업은행 증자금액이 포함됐다. 올해 벌써 4번째다. 3자배정 유상증자로 이뤄져 소액주주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KB금융과 함께 은행주 4대장으로 꼽히는 신한지주(-13.77%), 하나금융지주(-13.69%), 우리금융지주(-12.44%) 역시 모두 10% 이상이 빠졌다. 개인투자자는 같은 기간 5000억원에 가까운 은행주를 사들였다. 2076억원 어치를 사들인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하나금융지주(1575억원), KB금융(744억원), 우리금융지주(225억원) 순으로 매수했다.
부진 여파는 2분기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전년보다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충격이 길어지며 잠재성장률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자산가격 불안정성이 커질뿐더러 금융 건전성도 훼손돼 디플레이션 압력 증대와 금리 하방 압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준 금리가 내려가면 은행은 그에 따른 마진 훼손을 입게 된다. 그는 "2분기 실적 발표가 끝나면 은행주에 대한 컨센서스 하향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하며 잇따른 사모펀드 투자손실에 따른 일회성 비용도 추가적인 위험 요소로 꼽았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역시 주가 부진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신용대출이 늘어난 대신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과 부동산 관련 규제 이슈가 계속되는 한 당분간 은행주에 대해 보수적 접근을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양호할 것"이라는 정반대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보수적 충당금 적립에 따라 기말 혹은 내년 상반기 배당 성향도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실적이 감소하지 않겠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사모펀드 손실에 대한 추가 충당금이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다. 많아야 1000억~2000억원 수준"이라며 "이 정도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대출을 내준 뒤에 돌려받지 못할 것을 대비해 예상되는 부실 채권을 미리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하는 비용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최근 시중은행 실무자에 2분기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릴 것을 요구했다.
서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발표 시점에 은행주가 크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우려가 지나치게 반영돼 주가가 낮게 책정돼 있지만 2분기 실적발표 시점에 맞춰 많게는 100%까지 급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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