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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금융일반

"라임펀드 투자금 전부 물어내라"…사상 첫 계약취소 인정

-투자자 558명에게 투자원금 최대 1611억원 반환

 

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정성웅 부원장보가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위원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대해 판매사가 투자금 전액을 배상하라는 결정이 나왔다. 이미 투자원금을 거의 날린 상황에서 판매에 나선 만큼 계약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계약취소는 금융투자상품 분쟁조정 중 최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0일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지난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 신청 4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민법 제109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금감원 정성웅 부원장보는 "라임사태는 자산운용사의 불법 자산운용, 증권사의 과도한 TRS 레버리지 제공, 은행 및 증권 판매사의 불완전판매가 결합돼 1조6700억원에 달하는 환매 연기를 초래하고, 그 결과 대규모 피해자를 양산한 사건"이라며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인정해 투자원금 전액 반환을 판매사에 권고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의 펀드 환매연기에 따른 피해자는 개인 4035명, 법인 581개사다. 투자규모만 해도 1조670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26일까지 분쟁조정 신청은 총 672건이다.

 

이번 분쟁조정은 라임펀드 가운데 이미 중대한 불법행위가 상당부분 확인된 무역금융펀드에 대해 진행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라임과 신한금투는 2018년 11월 부실을 인지한 이후에도 부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운용방식을 변경해 가면서 펀드를 계속 판매했다.

 

라임은 부실을 감추기 위해 투자제안서에 수익률이나 투자자산 등을 거짓으로 기재했고, 판매사는 면밀한 검토 없이 그대로 투자자에게 제공하거나 설명했다.

 

김철웅 분쟁조정2국장은 "계약체결 시점에 이미 투자원금 손실이 최대 98%에 달하는 상황에서 운용사는 투자제안서에 핵심정보를 허위·부실 기재했고, 판매사는 투자제안서 내용을 그대로 설명해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며 "아울러 일부 판매직원은 투자자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기재하거나 손실보전각서를 작성하는 등 합리적인 투자판단의 기회를 원천 차단한 것으로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A장학재단은 은행직원이 금리가 높은 상품이 있다며 자산관리서비스 복합점포를 통해 동일 금융지주 계열의 금투회사 직원을 소개했고, 금투회사 직원은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했다. 펀드에 가입한 후 장학재단 이사회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은행직원은 '원금손실이 발생할 경우 변상을 약속한다'는 내용의 손실보전각서까지 작성해줬다.

 

70대 주부 B씨의 경우 은행직원이 투자자성향을 적극투자형으로 임의기재했고, 고령투자자 보호절차인 관리자 사전확인도 거치지 않았다.

 

조정은 신청인과 금융회사가 조정안을 접수한 후 20일 이내에 수락할 경우 성립된다. 나머지 투자피해자에 대해서는 이번 분조위 결정내용에 따라 조속히 자율조정이 진행되도록 할 계획이다.

 

조정절차가 원만하게 이루어질 경우 최대 1611억원의 투자원금이 반환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500명, 법인 58개사다.

 

정 부원장보는 "최근 연이은 부실 사모펀드 발생으로 다수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어 신속한 피해구제 요청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라임 무역금융펀드 사례와 같이 계약취소 사유가 확인될 경우에는 손해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분쟁조정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해 금융소비자 피해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정 부원장보는 "'투자원금 전액 반환' 결정이라는 지금까지 가보지 않았던 오늘의 이 길이 금융산업 신뢰회복을 향한 지름길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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