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사회>지역

4개월째 인천공항에서 노숙한 미국인 구한 경찰

 

인천공항을 경유해 베트남으로 가려했던 베트남계 미국인 A는 코로나19사태로 베트남이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자 공항노숙자가 되었다. 몇 달간의 노숙생활로 건강이 악화되어 발열과 발작증세를 보인 A씨가 공항경찰단 대원에게 발견되어 생명을 구했다. (사진제공 인천국제공항경찰단)

지난 24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은 한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해외여행객은 95%이상 급감했고 여객터미널은 여행객 보다 공항근무자가 오히려 더 많은 실정이다.

 

오후 3시 15분경 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순찰을 하던 인천국제공항경찰단 치안센터 노윤근 경위에게 한 남자가 포착된다.

 

출국장 중앙 벤치에 비스듬히 누운 한 남자는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가까이 가 보니 이미 바지는 흥건히 젖어 있었고 의식도 혼미한 상태로 체온도 38도가 넘는 상태였다. 올해 48세인 베트남계 미국인 A씨였다.

 

노 경위는 바로 미국대사관 영사과로 전화를 했다. A씨의 상황이 급박하니 병원에 입원시키자고 제안했다. 미국대사관 특수영사팀장은 A씨의 입원처리를 노 경위에게 부탁했다.

 

영종소방서 119구조대가 여객터미널 3층으로 출동했다.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119 대원들은 레벨D의 방호복을 착용하고 A씨를 인하대병원으로 후송했다.

 

그러나 복병은 또 있었다. 병원응급실에서는 미국대사관으로부터 통보받은 것이 없다며 환자를 받지 않겠다는 것. 노 경위는 응급실 담당의사와 통화해 설득하고, 회의중이던 특수영사팀장과 어렵게 연결되어 병원에 입원시킬 수 있었다. 발작상태인 A씨 발견부터 병원입원까지 3시간은 그렇게 급박하게 흘렀다.

 

 베트남계 미국인 A씨는 오래전부터 요주의 대상 인물이었다. 2월말 경부터 출국장 3층에서 노숙을 하고 있어 인천공항경찰단 치안센터 노윤근 경위는 항상 그를 눈 여겨 보고 있었다. 인천공항을 경유해 베트남으로 가려고 했던 A씨는 '코로나19'로 베트남이 입국제한 조치를 취해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인천공항 노숙자가 된 것이다.

 

"공항에서 노숙하는 사람들이 주로 인적이 드문 곳에 있지만 그는 매일 출국장 가운데 앉아 있었습니다. 나를 좀 봐달라는 사인이지요." 노 경위는 A씨의 노숙이 포착된 후 미 대사관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A씨가 완강하게 베트남으로 가려해 대사관에서도 도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장기간 노숙으로 돈이 떨어진 A씨는 쓰레기통을 뒤지고, 식당에서 손님이 먹다 남은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었다. 몸무게도 현저히 줄고 쇄약해질 데로 건강이 악화되어 있었던 상태. 사건이 있기 전날에도 대사관 직원이 나와 공항내에 응급의료센터에서 영양제를 맞혀주기도 했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4개월간 장기 노숙을 한 베트남계미국인 A씨를 영종소방서 119구조대원들이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하고 있다. (사진제공 인천국제공항경찰단)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여러 가지 검사결과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은 A씨는 26일 퇴원해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의 적극적인 협조로 보호시설에 입소해 있었지만 심신이 피폐한 상태로 오랫동안 생활한 탓에 몸에 이상이 생겨 29일 한 요양원에 입원한 상태다. 대사관의 설득으로 베트남행을 포기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보호시설로 입소할 예정으로, 상태가 호전되면 곧 출국길에 오른다.

 

누구의 업무인지를 먼저 묻고 각 기관에 서로 책임을 넘기면서 공항노숙을 방관하고 있었다면 A씨는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 미국대사관 특수영사과 담당팀장은 지속적인 관심으로 자국민의 생명을 구한 인천공항경찰대에 감사를 표하고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과 함께 적극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법과 규정을 따지기 전에 사람의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어려움에 처한 외국인에 대해 진심을 다했을 때 우리나라 국민도 외국에 나가서 보호받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A씨가 무사하게 귀국할 때까지 끝까지 돕겠습니다." 이 사건을 해결한 노윤근 경위의 말이다.

 

코로나19사태로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여행객 틈에 숨어 잘 보이지 않았던 노숙자들이 눈에 띄였다. 인천국제공항경찰단 생활안전계와 인천공항공사 운영서비스는 합동으로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8명의 내·외국인 노숙자들을 귀가시키거나 보호시설 등으로 인계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