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태 중앙대학교 교수(63·사진)는 회계업계의 지략가이자 책략가로 통한다. 신 외감법이 시장에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철저한 연구와 분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황 교수는 지금도 현직에서 미래 회계사를 키우는 교육자다. 그의 공약이 '회계사 자부심'에 방점이 찍혀있는 이유다.
황 교수는 11일 메트로신문(메트로경제)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의 주요 현안으로 '회계사 증원 이슈'를 꼽았다. '증원 반대'를 넘어서 '선발 인원을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공약이다.
황 교수는 "지난 2년 동안 회계사 선발인원은 30% 증가했다. 회계사 인력 문제는 절대 부족이 아니라 경력 단절과 감사업무 수행에 따른 위험이 증가한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전체 회원의 약 35%에 해당하는 7438명이 휴업 회원이다. 인력부족은 이들의 활용 여부에 달려 있다"면서 "단시간 근무 등 감사시장 특성에 맞는 유연근무제도를 도입하고, 휴업회원들이 현업에 빠르게 복귀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주요 공약은 '회계사 복지 확대'다. 젊은 공인회계사(CPA) 사이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공약이다. 회사의 복지정책에서 다소 소외되어 있는 중소형 로컬 회계사를 위한 공약이기도 하다.
황 교수는 "변호사 만큼 회계사도 복지혜택을 누려야 한다"고 했다. 변호사회에 '로이어스 카드(Lawyer's Card·변호사의 카드)'가 있듯이 회계사회는 '회계사의 카드(Kicpa's Card)'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황 교수는 "변호사회는 복지카드를 통해 호텔, 웨딩, 어학원 등 제휴시설 이용 시 할인 혜택을 받고 있다. 또 변호사회는 신용협동조합을 설립해 1억5000만원을 한도로 하는 간편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면서 "한공회 회원이 2만2000명을 넘어가고 있다. 추가 예산을 들이지 않으면서, 이 같은 복지제도를 적극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 혜택과 함께 회원 회비 감면이라는 파격적인 제안도 들고 나왔다. 휴업회원의 회비를 일정기간 50% 감면하겠다는 것이다. 줄어드는 회비는 필요없는 부분에서의 비용을 줄여 다른 회원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 외감법의 '보완'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실제 신 외감법 도입을 앞둔 2016년에 황 교수는 주기적 지정제, 표준감사시간제 등 회계제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황 교수는 "새로운 회계제도는 본연의 목적과 취지를 달성하기에는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 다소 있다"면서 "표준감사제의 경우 3년 정도 시행하면서 업계 자료 등을 모아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법인 구성요건 완화와 지방 회계사회 활성화 ▲회원권익 향상을 위한 회계 연구원 설립 ▲소송위원회 설치를 통한 소송대응 지원 ▲전문가 징계의 균형적 해결책 모색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신 외감법이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많은 이슈가 있었다. 다른 업계와의 부딪힘도 감내해야 했다. 그 역할을 최중경 한공회 회장이 4년 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교수는 '상생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이제까지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상생과과 협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선배회계사의 고견을 청취하고, 후배 회계사가 자부심을 갖고 일할 환경을 만드는 회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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