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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11일 (금)
사회>지역

[되살아난 서울] (68) 국내 최대 화훼 도매시장 서초구 '양재꽃시장'

지난달 23일 양재꽃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식물들을 둘러보고 있다./ 김현정 기자

[메트로신문] 서울 서초구에는 동쪽으로는 구룡산, 서쪽으로는 우면산으로 둘러싸인 양재동이 있다. '양재'라는 지명은 어질고 재주 있는 사람이 많이 산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시대 말에는 경기도 과천군 동면 양재리였다가 1914년 시흥군 신동면 양재리로 바뀌었다.

 

이후 서울시에 편입되면서 양재동이 됐고, 1975년엔 강남구에 속했다가 1988년부터 서초구 관할로 변경됐다. 양재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양재천과 동서로 나누는 여의천이 만나는 자리에 전국 최대 화훼 법정 도매시장인 '양재꽃시장'이 있다. 정식 명칭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이다.

 

aT 화훼공판장은 1991년 6월 절화류 경매를 시작으로 문을 열었다. 양재꽃시장은 1997년 4월부터 난류, 1998년 3월부터 관엽류, 2014년 6월부터 춘란류를 취급하고 있다. aT 사옥과 전시장을 포함한 대지 면적은 8만7923.40㎡이다. 시설 규모는 부지 6만9585㎡(2만1049평), 건물 3만8331㎡(1만1594평)이다. 양재꽃시장은 전시교육장이 있는 본관과 분화온실 가·나동, 생화·소재·자재를 파는 중도매인점포, 지하 화환점포 등으로 구성됐다.

 

◆코로나19로 휘청이는 꽃시장

 

지난 5월 23일 양재꽃시장을 방문한 시민들이 화분 가격을 문의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지난달 23일 국내에서 가장 큰 꽃시장인 aT 화훼공판장을 방문했다. 양재꽃시장은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4번 출구에서 염곡사거리 쪽으로 7분(481m)을 걸으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신문지로 무심하게 포장한 꽃다발을 옆구리에 한, 두개씩 끼고 시장을 누비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꽃시장 가장 안쪽에 있는 절화중도매인 점포에서 나오는 길이었다. 입구에는 '마스크 미착용시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형형색색의 꽃들이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이날 절화매장에서 만난 박수경(29) 씨는 "요새 집콕만 하다보니 방꾸미기에 관심을 갖게 됐고 자연스럽게 플랜테리어에 꽂히게 됐다"면서 "동네에서 혼자 들기 벅찬 크기의 꽃다발을 만들려면 5만원은 우습게 드는데 여기서는 그 절반 가격에 살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박 씨는 "한시간 정도 거리여서 큰 맘 먹고 왔다"며 "토요일인데도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 구경하기는 편한데 코로나 때문에 장사가 안되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달 23일 시민들이 양재꽃시장에서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김현정 기자

 

 

꽃시장에서 생화를 파는 한 상인은 "코로나 터지고 매상이 80~90%가 줄어 정말 힘들었는데 이번달에 아주 약간 숨통이 트였다"면서도 "그래도 예년만 못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삼산꽃농원을 운영하는 최인원 씨는 "관엽류는 생화보다는 상황이 약간 나은 편인데도 매상은 작년 반 수준이다"며 "그나마 aT에서 임대료를 깎아줘서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최 씨는 "'죽겄다, 죽겄다' 하면 될 일도 안 된다"면서 "우리 식구 안 아픈 것만 해도 나는 행복으로 안다. 두 발로 걸어다니고 밥 잘 먹고 그런 게 행복"이라며 활짝 웃었다.

 

양재꽃시장을 관리하는 aT 화훼사업센터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공판장의 영업환경 활성화와 입주사의 피해 회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임대료의 50%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우울할 땐 반려식물

 

5월 23일 오후 시민들이 분화온실에서 반려식물을 고르고 있다./ 김현정 기자

 

 

지난 5월 23일 초여름향기가 물씬 나는 양재꽃시장을 찾은 직장인 강정은(34) 씨는 "예쁜 식물이 너무 많아서 뭘 살지 고민된다"면서 "꽃을 좋아해 공원에 산책을 자주 가는데 마스크를 써서 향기를 맡을 수 없어 슬펐는데 여기서 원을 풀고 간다"며 씨익 웃었다.

 

젊은층들은 잎이 넓고 시원해 보이는 여인초나 요즘 카페에서 많이 들여놓는 올리브 등을 많이 사가고 나이 든 어르신들은 고목, 사철나무를 좋아한다고 꽃시장 상인들은 귀띔했다.

 

분화온실에서 만난 한 상인은 "양재꽃시장 초창기 멤버들이 여기를 살리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면서 "옛날에는 버스정류소 이름이 '동사무소 앞'이었다. 우리가 버스회사 임원들 따라다니면서 밥도 사주고 해서 정류장 이름을 '양재꽃시장'으로 바꿨다"며 뿌듯해했다.

 

그는 "주차비도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주변 시세에 맞게 2000원으로 올린다는 거 우리가 쫓아가서 데모도 많이 해서 못 올리게 했다"며 "주차비를 비싸게 받으면 손님들이 여기까지 찾아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T 화훼공판장의 최근 3년 절화류 경매실적을 보면 2017년 598억8200만원, 2018년 646억2000만원, 2019년 699억1400만원으로 100억3200만원 늘었다. 같은 기간 분화류 경매실적은 475억7300만원, 541억4400만원, 522억3600만원으로 46억6300만원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4월 중순까지 절화류, 관엽류, 난류의 경매물량과 금액이 작년에 비해 7~1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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