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3분기 실적...하반기 증시도 개인이 견인할 듯"
올 하반기 증시는 1800~2200선의 박스권을 형성할 전망이다. 투자유망 업종은 반도체, 소프트웨어, 바이오 등이 꼽혔다. 하반기 증시를 견인할 주체는 여전히 '개미(개인투자자)'로 예상된다. 외국인은 이머징 국가 내 한국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는 추세다. 반면 저금리 환경과 부동산 시장의 정체는 주식시장의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 하반기 주도주는 'NNKSC'
주요 증권사는 하반기 코스피 지수 하단을 1800선으로 예상했다.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1800선이 저지선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예상밴드 상단은 주가수익비율(PER)을 감안할 때 2200선까지는 상승할 여력이 있을 것으로 봤다.
일부 증권사는 지수 하단을 보수적으로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 하방을 1700선까지 열어놔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증시 역사 내 평균값인 PER 10배를 적용한 수치다. 또 적자기업 비중이 2017년 19.0%에서 2019년 27.6%까지 증가했다는 점에서 올해 대규모 어닝 쇼크(실적 충격), 구조조정 등 악재를 예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SK증권은 코스피 상단을 2300선으로 가장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내년 코스피 당기순이익 추정치를 110조원으로 가정했을 때 PER 13배를 적용한 수준이다.
하반기 추천업종으로는 반도체가 단연 압도적이었다. 실제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3분기 매출전망을 상향조정하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타난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 외국인의 수급도 돌아오고 있다.
아울러 네이버, 카카오 등 소프트웨어 업종과 대형 바이오주 역시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꼽았다. 미래에셋대우는 미국의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과 비견할 한국의 주도주는 NNKSC(네이버 엔씨소프트 카카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3월 32% 수준에서 현재 27%까지 하락한 반면 NNKSC의 시총 비중은 지난해 말 7.5%에서 현재 11.5%로 빠르게 증가했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NNKSC의 12개월 선행 영업이익은 3개월 전보다 12% 상향조정됐다. 한국의 NNKSC 합산 PER은 40배 중반 수준으로 2018년 기록했던 50배 수준보다 밸류에이션(가치) 부담이 낮은 상황"이라면서 "저성장, 저금리 환경에서 한국의 소프트웨어, 바이오업종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전문가 "3분기가 중요"
주가의 흐름은 3분기 실적이 관건이다. 현재 상장사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보다 13.3% 감소하면서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꺾인 상황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는 결국 기대값을 보고 간다"면서 "3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안 나오면 현재 지수에서 더 가지 못하고 꺾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실적에 대한 비관론이 확대되면 3분기를 고점으로 연말에 주가가 꺾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 센터장은 "가을이 지나면서 내년을 바라보는 시각이 낙관적이지 못할 것"이라면서 "미·중 갈등, 미국 대선 등 이슈도 있어서 연말에는 장이 꺾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반기에도 외국인의 귀환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개인의 자금이 외국인의 빈자리를 대체하는 수급 완충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추가 매수 여력도 여전하다. 연초 이후 개인은 코스피에서만 28조1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엑소더스(탈출)에 대항했고, 투자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고객예탁금은 작년말 28조5000억원에서 현재 44조7000억원으로 급증한 상태다.
최 센터장은 "외국인 자금은 주로 미국, 유럽 쪽으로 쏠리고 있다. 이머징 마켓 내에서도 중국의 비중을 높이고, 한국의 비중을 줄이는 과정이다"면서 "하지만 개인의 자금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다. 부동산, 사모펀드에 투자하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면서 하반기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상당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평가다. 상승하는 종목을 계속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은 "코스피가 다시 2000선을 하향 이탈한다고 해서 걱정할 이유가 없다. 카카오 시가총액이 현대차를 넘어서는 등 한국 증시 내부적으로 상당한 변화를 겪고 있어 3월과 같은 폭락이 재발할 위험은 분명 낮아졌다"면서 "저가 투자매력이 약해진 개별종목 중심으로 차익 매물이 있겠지만 가장 강한 시세를 보이는 주식을 더욱 집중해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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