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시장 인수전이 또 다시 막을 올리며, 통신3사 주도 시장 재편 2라운드가 시작됐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이 마감한 케이블TV 사업 현대HCN 매각 예비입찰에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세로 어려움을 겪으며, 통신 3사 중심으로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와 KT스카이라이프가 31.52%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이 24.91%로 추격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24.17%로 격차를 좁히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HCN은 점유율 3.95%로 케이블TV 업체 중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현대HCN은 서울 강남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어 대부분의 가입자들이 디지털케이블 가입자이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타 업체 비해 높은 '알짜' 업체로 평가된다.
이날 현대HCN은 예비 입찰에 통신3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HCN은 이날 10시 28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305원 높은 50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HCN이 어느 이동통신 업계 품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순위에 변동을 가져오는 '메기효과'를 일으키거나 격차를 단숨에 좁힐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T가 인수할 경우에는 1위 '굳히기'에 들어가게 된다. LG유플러스가 인수할 경우 1위와의 격차를 좁히고, 3위와 간격을 넓힐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이 현대HCN을 품으면 LG유플러스를 따돌리고 유료방송 2위를 차지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현대HCN 예비입찰 경쟁전은 이동통신사가 경쟁사를 견제하고, 가격을 확인해보려는 '간보기' 성격이 강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현대HCN 예비입찰 이동통신 3사 참가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예비입찰이니만큼 참가를 해도 이통사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 없고 오히려 참여를 하지 않을 경우 나중에 경쟁사에게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3사 모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본입찰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이동통신 3사는 관련 업체를 선정해 실사에 나서고 본입찰 여부를 정하게 된다.
현대HCN 뿐 아니라 현재 시장에 나온 케이블TV 업체 딜라이브도 매물로 거론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 판도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딜라이브는 한때 KT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지만 합산점유율 규제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유료방송 M&A가 활발해지며, 딜라이브 인수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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