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비대면 서비스, 빅데이터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만나 비약 발전 전망
산업硏 , 관련 R&D·법·제도등 체계적 정비 절실…사회안전망도 필요
전문가 "사람이 필요없어지는게 아니라 연결과 접촉 방식 바뀌는 것"
서울 강북에 사는 유성진(가명)씨는 최근 집앞에 새로 생긴 아이스크림 가게를 자주 이용한다. 이 가게는 사람이 없이 운영되는 데다 아이스크림이나 젤리, 세계 과자 등 여러 제품을 마음 편하게 고르고, 결제도 직접 해 편리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격도 기존에 이용하던 대형마트보다 싼 것이 많다.
유씨는 "누구 눈치 볼 것 없이 고르고, 현금이나 카드를 선택해 결제까지 직접 하면 된다. 구입한 물건을 바코드로 손수 찍을 땐 '혹시 일부러 빼먹으면 (주인은)어떻게 하지'라는 생각도 들긴하지만 그것은 (고객들의)양심에 맡겨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물론 서너평 남짓한 가게는 주인 대신 CCTV가 손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언택트) 서비스가 우리의 일상 생활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코로나19로 음식·숙박업, 여가 및 문화 서비스업 등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반면, 한쪽에선 '언택트(Untact) 경제'가 급부상하며 향후 미래 비즈니스를 위한 시험무대를 제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유씨가 이용을 시작한 무인점포를 비롯해 유아부터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이미 수 많은 사업군이 생기고 있는 온라인교육, 심지어 무인텔이나 무인주차장까지 기존 언택트 경제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접목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는 것이다.
17일 통계청, 산업연구원, 한국관광공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전후인 2월 대비 3월 현재 '서비스업종별 생산지수'를 비교한 결과 스포츠 및 오락 관련 서비스업은 -37.6%, 숙박업은 -35.5%, 음식점업은 -15.7% 등으로 한 달새 크게 떨어졌다.
특히 운수 및 창고업에 속하는 항공업은 이 기간 -42.5%로 추락했다. 스포츠 및 오락 관련 서비스업도 37.6%나 하락했다.
음식점들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전후인 1월과 3월을 비교한 결과 고객이 감소했다는 업체 비중은 80.8%로 10곳 중 8곳의 손님이 줄었고, 평균 고객 감소율도 34.1%에 달했다.
코로나19로 관광객 입장을 전면 또는 일부 제한한 전국 관광지는 984곳, 취소된 지자체 축제는 178개에 달한다. 이동이 급격히 줄면서 특히 국내외 항공, 시외버스, 고속버스, 철도 등 수송분야도 크게 위축됐음은 물론이다.
산업연구원은 이처럼 코로나19가 업종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서비스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됐고, 지난 3월 22일부터 5월5일까지 진행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회 전반의 변혁을 유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날 발간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서비스 모델과 정책 과제' 보고서를 통해서다.
그러면서 연구원은 "기업은 화상회의 등 비대면 방식을 활용하고, 소비 역시 플랫폼 기반의 비대면 방식으로 변화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기업의 경영활동이나 고객의 소비행태가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PC, 스마트폰 등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 ▲외식업의 경우 대면 접촉을 최소화한 배달앱 등 이용 증가 ▲영화·공연 등을 집에서 즐길 수 있는 OTT(Over The Top)서비스 시장 성장 ▲학교나 학원의 등교·등원을 대체하는 온라인 교육 급성장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원거리 업무지원 툴 시장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인터넷 전문은행, 원격의료, 각종 온라인 생활편의서비스 등의 성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이같은 분야에서 빠르게 사업화를 시도하려는 움직임들도 눈에 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총 55곳을 선정하기 위해 지난 11일까지 접수한 '아기유니콘 육성사업·예비유니콘 특별보증'에 총 320개 스타트업, 벤처기업, 중소기업 등이 몰린 가운데 신청기업의 63.8%가 원격의료, 온라인 교육, 원격근무, 온라인 소비재 제조 판매, 드론, 빅데이터 등 비대면 분야 비지니스를 지향하는 곳들이었다.
산업연구원 박정수 선임연구위원은 "고객의 행태를 파악하게하는 빅데이터와 AI 활용은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 간의 소통이 부족한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비대면 비즈니스 모델의 약점을 해소하고, 가상현실(AR)·증강현실(VR)·홀로그램 등은 오프라인에서와 같은 현장감이나 현실감을 느끼지 못하는 비대면 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면서 "이에 따라 비대면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 가능한 기술 개발과 활용, 확산을 유인할 수 있는 서비스 연구개발(R&D)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관련 법·제도 정비, 규제 개혁도 적극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늘어나는 플랫폼 근로자에 대한 고용 여건 개선, 직무 교육 등과 같은 사회안전망 확충 등 시장에 참여하는 경제주체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같은 트랜드에 발맞춰 지난 13일 국회에서 이원욱·김병욱 의원 주최로 '포스트코로나 언택트산업 전략지원' 토론회를 열며 관련 산업 지원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트렌드 분석가인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은 자신의 저서 'Uncontact'에서 "언컨택트는 우리의 소비 방식만 바꾸는 게 아니라 유통 산업을 비롯해 기업들의 일하는 방식도, 종교와 정치, 연애도, 우리의 의식주와 사회적 관계, 공동체까지 바꾸고 있다"면서 "과잉 컨택트의 시대를 지나 적정 컨택트의 시대가 왔다면 이젠 적정 언컨택트로 가는 것인데 올해는 그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언택트, 언컨택트는 사람에게 사람이 필요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연결과 접촉의 방식이 바뀌는 것일 뿐 두려워할 것은 없다고 조언했다.
※언택트는: 언택트(Untact)란 콘택트(contact: 접촉하다)에서 부정의 의미인 언(un-)을 합성한 단어로 비접촉, 비대면이란 뜻을 갖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염을 우려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등 직접 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최근 자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언택트 소비, 언택트 사업, 언택트 경제 등으로까지 단어가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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