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카자흐스탄 출신의 젊은이가 화재 현장에서 화상을 무릅쓰고 사람들을 구하러 불길에 뛰어들었다. 덕분에 근 열 명이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그는 불법체류자였기 때문에 자신은 비록 목과 손 그리고 등에 2~3도 중증 화상을 입었지만, 사람들을 구한 뒤 그 자리를 떠났다. 추방당할까 두려웠다.
이를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들이 그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불법체류자였다는 사실도 병원에 가서 알려진 것이긴 하지만, 자신의 안전과 불법체류 사실이 알려지는 것보다 사람들을 살리는 것이 먼저라는 젊은이의 희생과 선행에 사람들은 깊은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서 마음 한편이 찡했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세계 도처의 개발도상국에서 많은 이들이 한국에서 노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받은 임금을 꼬박꼬박 고국으로 보내어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진다. 불법체류라는 사실이 발각되면 쫓겨날 것이지만 가족들을 위해 머나먼 타국에서 마음 졸이며 일하고 있다.
우리 한국도 먹고 사는 일이 고달팠던 시대가 그리 먼 얘기가 아니다. 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많은 동포가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에 나가 일하며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타국살이의 고단함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외화가 소중했던 그 당시, 역시 외화벌이의 선봉장이기도 했던 그들은 못사는 나라의 국민으로 갖은 멸시를 받았던 기억을 지울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한 무시를 달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자신만을 의지하며 바라보는 식구들이 있음 때문이었다.
세상은 돌고 돈다. 우리나라가 OECD 10위 안에 드는 경제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의 이면에는 그 고난의 시절에 타국에서 막노동과 다름없는 허드렛일을 하며 고국에 보낸 눈물 어린 달러가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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