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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원유 ETN에 이어 ETF까지…"'유가 상품' 도미노 충격"

증권사 MTS 메인화면 캡처

최근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원유 상장지수증권(ETN)으로 대규모 자금이 쏠렸다. 이후 과도한 괴리율 확대로 ETN 거래가 제한되자 개인투자자들은 원유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로 달려들었다. 이에 따라 유가 선물을 추종하는 대부분 상품에서 '상장폐지'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원유 관련 ETN, ETF 등 상장지수상품(ETP)은 총 18개다. 이중 원유 레버리지 ETN 대부분은 거래가 중지된 상태고, ETF도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단일가 매매에 들어갓다.

 

현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일간 수익률의 2배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N은 사실상 무기한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일정 수준의 괴리율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현재 거래소는 5거래일 연속 괴리율이 30%를 초과하면 ETN 매매거래를 중단키로 한 상태다.

 

지난 22일에는 WTI 선물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ETN 상품의 상장폐지 및 전액손실 가능성이 제기됐다.

 

신한금융투자는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 관련 공시에서 "해당 종목은 원유 선물 가격의 -2배를 추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유 선물 가격이 50% 이상 오르면 지표가치(기초자산 가격)가 0이 돼 투자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WTI 선물이 하루에 50% 상승하면 2배 인버스 원유선물 ETN은 수익률 -100%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오늘의 지표가치는 어제의 지표가치에서 오늘의 기초자산변동률을 곱해서 상정되는데 어제의 지표가치가 0이 되면 오늘도, 내일도 지표가치는 0이 된다"면서 "결국 투자원금 전액이 0원이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TN 투자가 막히자 개인투자자들은 원유선물 ETF에 옮겨붙으며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ETF 발행사 마저도 "추가 매수를 자제해달라"고 권고하고 있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ETF를 대거 매수하면서 괴리율이 32.24%까지 확대됐다. 거래소는 원유 선물 관련 ETF 상품인 'KODEX WTI원유선물(H) ETF'를 단일가 매매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일부 증권사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KODEX WTI원유선물(H) ETF의 상장폐지가 WTI원유선물 6월물의 만기시 실물인수도 제도와 거래시스템 붕괴로 해당 ETF가 상장폐지가 될 우려도 있으니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ETF를 발행하는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선물가격이 0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가격이 0이 되면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 "다만 해당 ETF 자산 구성을 바꿔 리스크를 줄이는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자산운용은 23일 7시부터 KODEX WTI 원유선물 ETF에 6월물 뿐만 아니라 7, 8, 9월물을 분산해 추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당 ETF는 22일 기준 WTI6월물을 80% 정도 담고 있었는데 이날부터 6월물 비중을 32.85%로 줄이고 8월물 19.82%, 7월물 19.26% 등을 나눠 담았다. 기간이 긴 선물일수록 변동성이 낮을 거라고 판단해서다.

 

한편 언제가 될지 모를 유가 반등을 기대하고 장기 투자로 버티는 것도 수익률 방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조언이 나온다.

 

레버리지 또는 인버스 ETN은 장기보유 시 해당 상품의 예상 지표가치의 이론적 기대값은 0으로 수렴하게 된다. 해당 상품은 헤지 수단으로 투자하는 게 적합하다.

 

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또는 인버스 ETN 상품은 일간 수익률의 일정 배수를 추종하는 단기투자나 헤지 거래 등에 적합한 상품"이라며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복리효과로 인해 장기 수익률은 기초지수의 수익률과 매우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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