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최근 약 일주일 간 10명 가까운 피의자를 구속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속 피의자들의 혐의 내용은 '펀드 판매사기'부터 '기업사냥'까지 비리백화점 수준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9일부터 라임 사태 합동 현장조사단을 꾸려 무역금융펀드 관련 현장조사에 들어간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라임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3일까지 라임 사건 관계자 8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지난 달 27일 임 모 전 신한금융투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본부장을 처음으로 구속했다. 자사 고객을 속여 라임 상품 가입을 유도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다.
검찰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도 적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단순히 투자상품의 위험을 고지하지 않은 '불완전 판매'를 넘어 펀드의 위험을 적극 은폐한 채 투자자를 속여 돈을 가로챈 사기 사건으로 규정했다는 의미다.
지난 1일에는 라임운용의 투자 대상이던 E 상장사의 주식을 미리 사고 주가를 조작한 뒤 수십억원의 차익을 챙긴 4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E 상장사에 라임운용의 자금이 얼마나 투입됐는지, 라임운용과 어떤 관계인지, 어떻게 주가를 조작했는지 등 범행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어 3일에는 김 모 라임운용 대체투자운용본부장을 구속했다. 그는 라임 환매가 중단된 뒤에도 라임 자금 195억원을 라임의 '돈줄'로 지목된 김봉현 회장이 실소유한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했다. 김 회장은 195억원을 횡령했고, 그 과정에서 김 본부장은 골프장 회원 등록 등 특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은 스타모빌리티의 자금을 빼낼 의도로 김 모 본부장과 김 회장이 기획한 '기업 사냥'으로 보고 있다. 기업 사냥은 자기 자금 없이 기업 경영권을 확보하고 회삿돈을 꺼낸 뒤 해당 기업을 '무일푼'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을 뜻한다.
현재 검찰은 스타모빌리티, 디에이테크놀로지 등 라임의 투자 대상 업체도 압수수색하는 등 기업사냥 관련 수사의 전선은 계속 넓어지고 있다. 또 이번 사태의 '몸통'인 이 전 부사장과 김 회장 등은 모두 잠적한 상태로 검찰은 이들을 추적하는 데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지난 3일 라임운용은 사기 판매 혐의에 휘말린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에 대한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이전 발표와 달리 기준가격의 재조정이 없었다. 현재로선 해외펀드와 거래상대방에 대한 분석이 충분히 이뤄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자들은 정확히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하게 됐다.
다만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검사 과정에서 무역금융펀드의 사기 판매 정황을 다수 발견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일부터 라임 사태 합동 현장조사단을 꾸려 무역금융펀드 관련 현장조사에 들어간다. 20일부터는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한 주요 판매사에 대해서도 현장조사를 벌인다. 이 현장조사는 피해자 보상 등을 위한 분쟁조정에 돌입하는 과정에서의 사전 조사 성격을 띄고 있다. 금감원은 현장 조사(1개월)와 내·외부 법률 자문(2개월) 등을 거쳐 오는 7월쯤 라임운용의 환매중단 펀드 가운데 처음으로 무역금융펀드 불완전판매 관련 첫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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