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3개월 납부유예라니, 이용객이 없어 매출도 반 토막 났는데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소위 '역차별'을 받는 것 같습니다."
인천공항 컨세션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정부에 서운한 감정을 토로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른바 '슈퍼 갑'이라고 불리는 공항공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만큼 절박한 심경을 호소하고 싶은 것이다.
실제 인천공항 컨세션 2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가량까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3월 매출 감소 폭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들에게 3개월분의 임대료를 납부 유예시켜주겠다며 '생색내기'로 일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업종별 긴급지원방안2'에는 소상공인·중소기업 운영 상업시설 임대료의 25%를 6개월간 감면해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면세점을 포함한 국내 공항 내 상업시설에는 3개월간 임대료 납부유예를 결정했다.
컨세션 운영 기업들은 그동안 공항공사에 '임대료 감면'을 요구해왔다. 정부는 이들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았다. 대기업에 혜택을 주는 것이 정부가 추구하는 정책 방향과 맞지 않아서인지, 여론을 의식한 처사인지 업계에서는 많은 의문이 쏟아졌다.
업계는 의문과 함께 이제는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인천공항을 통한 항공 여객 수는 급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2% 떨어지면서 하루 이용객은 1만 명대로 곤두박질쳤다.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은 물론이고 한국을 찾는 관광객도 줄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중견·대기업 지원에서 차등을 둔다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여기질 만 하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와 관련, 민생경제 대책으로 '착한 임대인 제도'를 도입해 공공기관 임대료를 향후 6개월간 20~35% 감면하겠다고 밝혔지만, 중견·대기업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공항공사 또한 정부의 지침에 따라야 한다는 이유로 뒷짐만 지고 있으니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건 당연하다.
중견기업, 대기업은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떠받치고 있다. 또 이들은 단순히 '중견기업', '대기업'이기 전에 우리 국민 개개인의 생계를 책임지는 '일터'다. 정부가 대기업이라서 혜택을 줄 수 없다는 기조를 고집하기보다 유연한 태도로 보듬어 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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