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시모집 일정 1주일 연기 가능성 커… 수능 일정도 순연 가능성
교육부 중간·기말고사 예정대로 진행에 무게
교육계 "학생 혼란 없도록 시급히 연기 일정 확정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학교 개학이 5주(4월6일 개학예정일 기준) 이상 연기되면서 올해 대학 입시 일정 연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선 대학별 수시모집 일정의 1주일 연기가 유력 검토되고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일정 순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학교 개학 날짜를 4월6일을 기준으로 대입 일정 조정 등의 가능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교육부는 기본적으로 기존 학사일정대로 진행하자는 측면으로 보고 있으나, 교사 등 교육계에서는 학생 혼란 등이 없도록 일정을 연기하는 방안을 시급히 확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부는 일단 학교별로 치러지는 4월말 중간고사와 7월초 기말고사는 예정대로 진행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최근 tbs 라디오 '김지윤의 이브닝쇼'와 인터뷰에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일정은 어느 정도 지켜질 수 있다. (학업)진도를 다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교육부는 여름방학을 축소하도록 각급 학교에 권고한 상태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방학 축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으로 실제 중간·기말고사 일정에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수업일이 한 달 이상 미뤄지면서 물리적으로 중간고사 일정이 어렵다는 교육계 우려가 나오면서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1학기 중간고사를 과정중심평가로 대체하라고 일선 학교에 권고했으나, 교사 주관이 크게 반영되 대입 공정성을 헤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도 대입에 영향이 있는 고3의 경우 지필평가 없이 수행평가만으로 치르는 게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에 따라 석차등급을 내지 않는 예체능 과목이나 고등학교 1,2학년 진로선택 과목 등은 수행평가로 중간고사를 대신하되, 석차등급이 산출되는 국영수 등은 중간고사를 실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조만간 관련 대책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중간·기말고사와 별개로 9월7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대입 수시모집 일정은 1주일 연기 가능성이 크다. 1학기 학생부 마감일은 8월31일로 여름방학이 축소되면 교사들의 학생부 작성 일정도 빠듯해지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올해부터 '학생부의 교과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모든 학생에게 써주도록 해 학생부 작성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상황별 가이드라인을 빨리 정해서 발표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학생부 작성 마감일을 최소 1주 늦추고 이에 따른 수시모집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병 확산세가 멈추지 않아 개학이 4월 중순 이후로 또 미뤄지는 경우 정시모집 연기도 불가피하고, 이럴 경우 11월 19일로 예정된 올해 수능 시험일도 연기가 가능하다. 교수 단체인 한국대학교수협의회는 12월 수능을 주장하고 있다. 교수들은 "코로나 사태가 안정적 통제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될 것으로 예상되는 최소 5월 이후 개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대입 일정도 수능을 한 달 연기하고 모든 대입 일정도 최소 한 달간 순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현 상태로 수능을 보게 되면 재수생에 비해 제대로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 재학생에 엄청난 불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수능점수 양극화가 현실화 될 것"이라며 "교육부 구상대로 단순히 4월6일 개학 이후 학생용 마스크도 부족하고 학교차원의 관리가 어려운 유초중고 학생들에게 집단감염이 재연된다면 최악의 상황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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